▲ 금잔화는 국화과 한두해살이풀로 꽃말은 `이별의 슬픔`이다.
꽃 모양이 황금 술잔 비슷하다는 데에서 생긴 이름인 금잔화(盞花)는 금송화(松花) 라고도 불리고 있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열을 내리게 하는 해열제로, 입안이나 몸 일부분에 상처가 생겼을 때는 소독제나 새살이 돋게 하는 데 사용하였고, 화장품의 재료나 수프 같은 음식의 재료로도 썼다. 이 꽃을 심으면 뱀이 싫어해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어서 집 주위에 많이 심었다.

금잔화는 태양이 뜨는 낮에는 아름답게 활짝 피었다가 밤이 되면 꽃을 오므려 봉오리처럼 된다.

힌두족은 사원의 제단을 꾸밀 때, 페르시아인과 그리스인들은 꽃잎을 음식의 색과 향을 내기 위해 사용했다. 미국의 남북전쟁 때는 전쟁터에서 이 잎을 이용 상처 난 곳을 싸매주어 지혈, 항균 및 항염 작용을 도왔다. 위염과 위궤양 십이지장 등에도 효과가 있어서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 좋은 치료약이 되었다. 감기, 두통과 피로해소에 도움을 주어서 금잔화를 욕조에 띄워 목욕제로 이용하기도 했다. 금잔화를 차로 이용 할 때는 1~2티스푼의 건조화를 1/4ℓ의 끓는 물에 넣고 10분간 우려낸 다음 마신다.

`크리무농`은 어려서부터 태양을 좋아했는데 자라면서 점점 더 심해져 늘 하늘만 쳐다보며 살았다. 그는 태양이 보이면 무척 좋아했고, 서산으로 지거나 날씨가 흐리면 쓸쓸해했다. 질투가 심한 구름이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어느 날부터 구름이 동쪽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해가 떠오르면 저녁때까지 해를 덮어버리기를 여드레 동안 계속하여 `크리무농`을 괴롭혔다. 태양을 볼 수 없게 된 것을 슬퍼한 그는 연못에 빠져죽고 말았다. 구름이 걷힌 후 `아폴로`는 땅 위를 내려다보고는 항상 자기를 기다리고 있던 `크리무농`이 죽은 것을 알고 슬퍼하여 그 시체를 `금잔화`로 만들었다. 그래서 금잔화는 날이 어두워지면 꽃잎을 닫아 버린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