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 아침이 밝았다. 너나없이 새해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한 이즈음. 한 권의 책을 펼쳐드는 것으로 올 한해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책에는 인류가 긴 세월 축적해온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지식들이 촘촘히 담겼다. 지성의 상징인 대구-경북지역 대학 총장들에게 한국의 미래를 밝혀갈 청년들과 본지 독자를 위해 새해 벽두에 읽을만한 책들을 추천 받아봤다.

 

▲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br /><br />   이사벨라 버드 비숍
▲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이사벨라 버드 비숍

경북대 손동철 총장직무대리
120년 전 한국에 대한 흥미로운 시선

열정적인 삶을 산 영국 여인이자 왕립지리학회 최초의 여성회원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본 120여 년 전 한국은 어떤 나라였을까?

청·일전쟁으로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태였으며, 급속한 변화의 물결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비숍은 한국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에 큰 흥미를 느꼈다.

한국에 대한 어떤 자료도 구하기 힘든 시기인 1894년부터 네 차례나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11개월에 걸쳐 현지답사를 한 비숍은 책 속에 이런 말을 남겼다.

“한국은 이런 전망 없는 상황 속에서 교육으로써, 생산계급들을 보호함으로써, 부정직한 관리들을 처벌함으로써, 그리고 모든 관직에 실무적인 테스트를 부과함으로써, 즉 실제로 일한 것에 대해서만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새로운 국가를 건설해야 된다.”

현재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교훈을 주는 지적과 혜안이 담긴 비숍 여사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을 여러분께 권한다.

 

▲ `행복의 조건` <br /><br />조지 베일런트
▲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포항공대 김도연 총장
인간 60년 삶 추적, 행복의 답 보일까?

우리 모두의 꿈은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럼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은 1940년 하버드대학 2학년생 268명의 삶을 60년간 추적해,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관한 답을 찾아 제시한 것이다. `행복의 조건`은 많은 인간의 긴 생애에 걸친 조사연구 과제였던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에서 얻어진 과학적인 통계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그러면 행복한 삶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이는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닌, 어떤 실패에도 절망하지 않는 긍정적 마음가짐이었다. 주변의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자세를 견지하면 우리의 삶은 행복한 것이다. 행복은 결국 우리 마음속에 있다. 그리고, 행복한 삶의 두 번째 조건은 평생학습의 자세, 세 번째는 안정된 결혼생활이 꼽혔다. 그리고 추가로 제시된 금연, 금주, 알맞은 운동과 적절한 체중은 결국 건강한 육체를 의미한다.

결국 행복의 조건이란 우리 누구나 갖출 수 있는 참으로 단순한 것들이다. 이 책은 그 단순함을 통해 행복에 이르는 길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 `목민심서` <br /><br />   정약용
▲ `목민심서` 정약용

대구대 홍덕률 총장
정약용 지혜에 지도자들 귀 기울여야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니 마음 역시 편할 수가 없다.

세상 안팎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온통 반목과 갈등의 어두운 뉴스다. 국민들이 내일을 위해 흘리는 땀은 여전하지만, 앞날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책임은 지도부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이다. 언론과 종교와 교육 지도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도자들의 무책임과 역사의식 부재가 나라를 멍들게 하고 있다. 탐욕과 권력욕에 빠져 국민은 안중에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더 생각나는 책이 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다. 조선조 후기 저술이지만 지금의 지도자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생생한 교훈들을 담고 있다.

젊은 학생들과 대구-경북의 시민들은 물론이고, 각계 지도자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그 안에서 들려오는 지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내일을 열어갈 환한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창업국가` <br /><br />사울 싱어, 댄 세노르
▲ `창업국가` 사울 싱어, 댄 세노르

한동대 장순흥 총장
이스라엘 역사의 원천적 힘과 성장비결

강소국가, 혁신국가의 대표적 아이콘인 이스라엘은 주변국과의 갈등 및 불안정한 국제정세를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극복해온 역사를 지녔다.

자체적으로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열악한 농지 환경의 악조건에 굴복하지 않고 각종 과학기술을 교육하고 개발해온 것이다. 의무복무로 군에서 최신 기술을 접하고 배운 젊은이들은 제대 후 창업에 나서면서 창업경제 활성화를 일으켰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전하는 당돌함과 배짱을 일컫는 이러한 `후츠파 정신(담대함·저돌성)`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물론, 다음 세대에게도 필요한 정신임에 분명하다.

이스라엘의 원천적 힘과 성장 비결을 상세히 다룬 `창업국가 - 21세기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을 통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문제 발견능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효과적으로 배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곧 사회 속에서 제 몫을 찾아가야 할 청년학생들은 물론,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나은 내일을 고민하는 중장년층에게도 더불어 권한다.

 

▲ `세종처럼` <br /><br />   박현모
▲ `세종처럼` 박현모

안동대 권태환 총장
시대를 초월하는 세종대왕의 리더십

이 책은 저자 박현모가 자신의 `실록학교` 강의 자료를 바탕으로 `세종실록`의 내용을 생중계할 마음을 가지고 사료를 재구성한 것이다.

그렇기에 출판의 목적이 뚜렷하다. 바로 독자들에게 세종을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뜻에서 저술한 것.

리더로서의 세종에 초점을 맞춰 다소 읽기 어렵고 딱딱할 것이라는 짐작과는 달리, 말솜씨 좋은 선생님의 이야기 형식 서술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국왕으로서의 세종이 가진 리더십을 중심으로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세종의 인간적인 측면에 공감하고, 감동하는 관점이 더 좋은 독법일 듯하다.

수백 년 전에 이르신 세종의 통치철학 “밥은 백성의 하늘(食爲民天)”이라는 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사람을 사랑하는 세종의 마음은 시대를 초월한다. 책을 통해 우리는 세종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다 많아지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꿈꿀 수 있다.

 

▲ `코스모스` <br /><br />칼 세이건
▲ `코스모스` 칼 세이건

경주 동국대 이계영 총장
우주에서 발견하는 인간존재의 가치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은하계는 어떻게 진화했고, 태양은 어떤 탄생과 변화의 과정을 거쳐 왔는가, 또한 우주를 돌아다니던 조그만 먼지 하나가 의식을 가진 생명체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어떠했던가.

이 모든 것들은 대부분의 인간이 호기심과 관심을 가져온 영역이다. NASA의 조언자이자 세계적 천문학자였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이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다. 이 책은 천문학자가 우주를 설명하는 천문학 교양서지만, 인문학적으로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이는 저자가 주장하듯,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게 `인간 존재`의 가치와 이유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그리고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모든 우주만물과 연결돼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코스모스`는 책을 펼쳐드는 모든 이들에게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책으로, 생명의 중요성과 함께 인간 삶의 내밀한 가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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