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서도 옛 문어건조장 부지내 설치 허용
내년 6월께… `1963~1987년 거주` 글귀 새겨

▲ 독도를 배경으로 촬영한 고 최종덕 씨의 생전 모습. /경북매일 자료사진

독도의 최초 주민으로 독도에서 해산물을 채취해 자급자족을 일궈냈던 최종덕(1925~1987)씨를 기리는 표석이 독도 현지에 세워진다. 독도에 일반인의 업적을 기리는 표석은 최초다.

20일 울릉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종덕기념사업회가 독도 서도의 옛 문어건조장 부지에 표석을 설치하기 위해 신청한 천연기념물 현상변경을 지난 17일 허가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독도 전역이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돼 있어 공공시설물이 아닌 설치물에 의한 자연환경 훼손을 우려해 지난 7년여 간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사업회는 내년 6월께 독도를 방문해 표석을 설치할 계획이다. 표석은 익산석 재질의 기단석 위에 길이 60㎝, 너비 50㎝, 높이 18㎝ 크기의 오석 재질로 세워진다.

표석에는 `영원한 독도 주민 최종덕, 1963~1987년 독도 거주`라는 글귀가 새겨진다. 고인은 지난 1963년 첫 입도 이후 24년간 독도 서도에 상주하면서 어로 활동을 했고 지난 1981년 주민등록을 옮겨 법적으로 독도 최초 거주자가 됐다.

특히 최씨는 독도에서 전복 양식을 성공한 일로도 유명했다. `일반어민들이 양식하면 50%, 일본어민들이 양식하면 80%, 최종덕씨는 100% 성공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양식기술이 뛰어났다.

고인의 둘째 딸이자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인 최경숙(53) 씨는 “뒤늦게나마 독도 최초 주민의 흔적이 독도에 남게 돼 다행”이라며 “이번 표석 설치가 독도의 실효적 지배와 영유권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덕씨의 최초 표석은 최씨 사망 직후 업적을 후손들에게 길이 알리고자 새서울로타리(회장 황경식)가 지난 1988년 3월 독도에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 96년 태풍으로 유실됐다가 독도어업인숙소를 재건축할 당시 어민숙소와 관련된 업무를 봤던 울릉군 해양수산과가 수거해 지난 2008년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에 인계한 뒤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울릉/김두한기자

    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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