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 최적지, 왜 경주인가

▲ 신월성 2호기

경북도와 경주시는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이하 원해연) 경주 유치로 원자력 산업 연구 교육 등 관련시설 집적에 따른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터 조성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제2원자력연구원, 국제원자력인력양성원, 원자력기술표준원 등도 함께 유치노력을 하고 있다.

원해연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5년간 1천473억원을 들여 부지 3만 3천㎡에 연건평 7천550㎡의 규모의 연구센터를 건립해 원전해체기술실증(산업체 공동)과 전문기업 및 인력 육성한다. 모든 정책과 시설, 기관 유지노력은 경제적 논리를 바탕으로 한 활동은 좋지만, 정치적 논리 즉, 힘으로 밀어붙이는 소아병적인 발상과 행동은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발전에도 결코 득이 되지 못한다.

그만큼 경제논리를 중요시하고 정치적 논리는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원해연 유치가 확정되는 그날까지 지역경제 활성화와 최적지임을 강조하면서 유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대구시가 상생을 위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원해연은 글로벌 원자력산업 메카도시 도약과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이다. 경북도와 경주시의 원해연 추진과정과 유치 전략을 살펴본다.

인력양성 담당 대학에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도 소재
인구 저밀도 임해지역 보유, 추가부지 확보도 쉬워

□ 중요 인프라 두루 갖춰

한수원 본사, 방폐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다양한 시설과 기관이 이미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원전이 운영 중임은 물론 원전에 필요한 중요 요소를 두루두루 갖춘 곳이기도 하다.

경북이 원자력 클러스터라는 큰 그림 아래 원자력 산업의 사회적 수용성이 높고 인구 저밀도의 임해 지역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로 부지확보도 쉬워 연구센터 유치의 최적지임은 자명하다. 또 원자력 해체관련 인력양성을 담당할 동국대와 원자력기능인력양성원, 원자력관련 첨단기술을 개발 중인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도 있다. 또한, 원해연 유치를 위해 2012년부터 미래부 연구개발사업의 하나인 원자력 선진기술연구에도 경북대에 구축된 `차세대 제염·해체 원천기반기술 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북도도 지난 5월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전KPS㈜ 등과 원전산업 육성 및 원자력 해체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경북도는 이들 기관과 △원자력시설 해체기술 종합연구사업 참여 △원전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협력 △원자력 안전 및 해체 관련 기술개발연구 △원전산업 육성에 따른 지역발전 등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주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 전체 주기와 관련된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원전 해체기반이 이미 조성돼 있다”며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경주가 연구센터 입지의 최고 적임지이다”고 강조했다.

 

▲ 지난 11월 경북도와 한전기술 관계자들이 `파워업 프로젝트` 협약을 맺은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11월 경북도와 한전기술 관계자들이 `파워업 프로젝트` 협약을 맺은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북도와 경주시의 추진 노력

두 기관의 원해연 유치 노력은 이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만큼 논리적이고 치밀하게 경제성 논리를 앞세워 지역민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에 유치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경주를 허브로 한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터 종성 계획을 2011년 수립했다.2012년 원자력해체기술개발 계획을 확정하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미래부 주관 제염해체 원전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14년 8월 원해연 유치위원회를 출범하고 경북도는 경주를 공식 지지했다. 이어 2014년 10월 경주시의회 유치결의와 12월 경북도의회 유치 결의도 이끌어 냈다.

또 2014년 미래부, 산자부, 국회, 원연 등지에 22만5천명의 유치 찬성 서명을 전달했다. 특히 지난 2월 경주와 포항시가 경주유치 상호협력 체결 등 대경권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7월 대구시 경북도, 경주시는 원해연 공동 유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릴레이 기고, 사설 및 지속적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미래부 예비타당성 조사 중단과 후보 부지선정을 12월 현재 지역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진흥위는 지난 10월 원전해체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을 심의 확정하고 해체산업 생태계 조성, 국제수준 기술역량 축척 등 2030년까지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어 연내 예타 재개를 위한 부처간 의견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구와 경북 VS 부산과 울산의 유치전

서로 인접한 지역인 부산과 울산은 공동 TF를 구성하고 공동 유치를 노리고 있으나 어떤 지자체가 중추 지역이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부산은 기장군의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결정이 원전 해체기술 시장 선점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대응방안 수립과 이를 추진할 원자력산업팀을 신설했다. 기장군은 남권 원자력의학원, 중입자가속기, 수출용 신형연구로 등 원자력 비발전 분야 대형 국책시설이 밀집한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 일원에 연구센터를 입주시킬 계획을 세우고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도 지난 2월 원전 해체기술 분야에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할 울산원전해체기술연구협회 구성해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울주군은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울산시민 47만명의 서명지를 지난 4월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3개월간의 짧은 기간에도 시민의 유치 열망이 적극 반영돼 애초 목표 대비 157%인 47만2천320명이 참가하는 놀라운 결과로 나타났다.

경북은 한울, 월성원전에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절반가량인 11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중·저준위 방폐장이 경주에 있어 연구 과정에서 나오는 방폐물을 처분하기 좋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치전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함께 유치경쟁을 벌이던 대구를 흡수하면서 지역 상생발전이라는 명분이 생기면서 유치경쟁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남, 전북, 광주, 강원 등 나머지 지자체들도 지역 균형 발전 등을 내세우며 유치에 나서고는 있으나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에서 원해연 입지를 제3지역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준위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 처분시설 부지를 2020년까지 선정해야 하는데 정부가 원해연을 인센티브 성격으로 처분시설과 패키지형태로 묶어 의사결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 측은 “연관성 측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 4월4일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경주유치 추진단이 유치를 향한 경주시민의 염원을 담은 퍼포먼스(풍선날리기)를 `제24회 벚꽃마라톤대회` 출발점인 엑스포광장 앞에서 펼치고 있다.
▲ 지난 4월4일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경주유치 추진단이 유치를 향한 경주시민의 염원을 담은 퍼포먼스(풍선날리기)를 `제24회 벚꽃마라톤대회` 출발점인 엑스포광장 앞에서 펼치고 있다.

□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연구센터는 원전해체기술의 실증과 검증이 가능한 연구 장치 및 시설 등이 들어선다. 산·학·연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통한 원전 해체 기술 개발과 기술 이전 등이 주요 역할이다. 원전 시설 표면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제염부터 핵폐기물 처리까지 원전 해체의 모든 과정에 대한 대규모 연구 설비 등을 갖추고 기술 개발과 검증을 수행한다. 원자력 해체 산업이 글로벌 원자력산업 메카도시고 도약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경제적 파급 효과 등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각 지자체의 유치경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 경북도와 경주시의 유치전략

경북도와 경주시는 경주유치 찬성 분위기 지속 및 원자력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대구·경북권은 경주유치 공감대 확산 및 결집력 제고와 협력체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대정부와 정치권에 경주유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홍보와 건의를 하고 있다. 특히 경북도와 경주시는 현재 계획 중인 제2원자력과학단지 유치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박성수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지금까지 미래부에서 원해연 유치 지역에 대한 확실한 선정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유치에는 문제가 있을 수 없다”며 “이미 경북도는 지난 4월부터 한전KPS,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등 국내 원전관련 핵심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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