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일현포항제철소 보안·안전·설비담당 부소장 상무
포항제철소는 국가보안시설 `가`급 기관이다. 우리나라에는 400개가 넘는 국가 중요시설이 지정돼 있고, 위해(危害) 세력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국가경제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가`급 시설로 관리 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포스코는 2006년 외부로부터 본사를 점거 당해 업무가 마비된 적이 있고, 이때 제철소 가동에 차질을 빚으며 하루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손실과 대외 신인도까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불어 지역사회 전체가 아픔을 겪으며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낳기도 했다.

세계 경제는 끝없는 불황을 겪으며 저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분쟁과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되는 테러가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경각심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최근 들어 포항제철소와 인접한 항만을 통해 외국인 밀입국 사례가 있어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포항제철소는 고온의 쇳물을 취급하며, 다양한 가스 시설이 있어 테러에 취약할 수 있다. 만에 하나라도 불순한 세력들에 의해 포항제철소의 설비 하나라도 손상되는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 경제가 마비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 될 수 있고,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47년간 값싸고 우수한 철강재를 전후방 산업에 공급하며 우리나라 산업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경제성장의 토대가 되어 온 포스코가 테러 등 불순함을 가진 세력이나 국가 보안, 안보 시설 파괴 등 북한의 대남 공격 목표물이 된다면, 불행을 넘어 크나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포스코는 태풍, 폭우 등 자연 재해예방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시설물 파괴와 같은 재난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실전과 같은 다양한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안정성을 고려해 불안을 조장할 어떠한 세력도 원천적으로 침투하지 못 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불안한 국제정세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편승해 우리나라와 포스코의 경쟁력을 와해시키기 위한 움직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프랑스 파리의 IS 테러 참극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테러방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제도화 하기 위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제적으로 심상치 않는 분위기를 감안해 볼 때 이러한 움직임을 절대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되겠다. 한국도 결코 테러대상국에서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다. 참극이 일어난 후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는 `사후 약방문`보다는 무고한 국민이 희생되는 것을 사전에 미리 막고, 포스코와 같은 국가 기간산업의 시설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법 정비 등 철저한 대비책을 사전에 마련해 놓아야 한다.

포스코가 그 동안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며 쉼 없이 달려온 50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향해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혁신해야겠지만, 이와 병행하여 보유시설의 유지 보호와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제철보국(製鐵報國)`할 수 있도록 시급하게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