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프로파일러, 포항 고3 수험생 특강서 강조

▲ 30일 오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대한민국 제1호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가 수능을 마친 지역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명사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고세리기자

“범죄수사는 진실과 정의를 향한 최선의 노력입니다”

30일 오전, 포항 출신의 대한민국 제1호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 표창원 박사의 무게 있는 목소리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포항시와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수능을 마친 지역 고교생을 위해 준비한 `명사특강`에서 표 박사가 열띤 강의를 시작한 것.

청중석에 앉아 신기하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학생들은 표 박사의 강연이 시작되자 이내 진중한 모습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날 표 박사는 `CSI/Profiling 진로 및 성공하는 삶을 사는 방법`을 주제로 국·내외의 다양한 판례를 예로 들며 범죄 수사 과정 및 진로 탐색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했다.

특히 그가 지난 1924년 “법은 실제로 정의로울 뿐 아니라 정의롭다고 보여져야 한다”는 법 원칙을 확립한 영국의 `매카시 사건` 판례와, 1992년 서울의 한 모텔에서 발생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순경 살인 누명 사건`의 진상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의외의 `반전`에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어 과학수사에서 최악의 사건으로 꼽히는 `O.J.심슨 사건`에 대한 분석이 등장하자 학생들이 더욱 집중했다. 해당 사건은 미국풋볼선수 출신의 흑인 배우 O.J.심슨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유력 변호사들을 대거 고용한 심슨은 인종차별 등을 들며 증거 탄핵을 이용해 무죄로 풀려난 판례다.

표 박사는 이 사건의 증거 수집, 보관, 분석, 제출 등 현장 과학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과학수사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는 과정`임을 특히 강조했다. 이에 학생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사를 내뱉는 모습을 보였다.

한 시간 반의 강연이 끝나고 질의 시간을 갖자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한 학생은 “미술을 전공하지만 범죄수사에 관심이 많다”며 관련 분야에 적용하는 방법을 물었다. 이에 표 박사는 “골상학과 몽타주 작업에 실제 적용되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이 끝나고 못내 아쉬웠던 학생들이 행사를 마친 후 표창원 박사의 대기실을 기웃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표 박사는 발걸음을 돌려 기다리는 학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격려의 말을 전했고, 이에 일부 학생은 미리 준비한 표 박사의 저서를 내밀며 사진과 함께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

포항중앙여고 3학년 김지예(17)양은 “표창원 박사님을 만나려고 일부러 책까지 챙겨왔고 오늘 강연으로 과학수사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선 기분”이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표창원 박사는 저명한 범죄심리학자로 경찰대 교수, 형사, 저술가 등을 거쳐 현재는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범죄심리학 및 법과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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