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서 마지막 승리 선물
프로 첫 `더블 우승` 위업 등
5년간 축구종가 걸맞은 성적

포항스틸러스 레전드 출신인 `황새` 황선홍 감독이 29일 열린 고별전에서 끝내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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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직후 열린 기자회견서 황 감독은 “저는 툭하면 운다. 사실 울지 않고 쿨하게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지나간 시간이 생각나고 여러가지 만감이 교차했다. 우리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감독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선홍은 1990년대 현역 시절 한국프로축구 최고의 용병인 라데와 함께 포항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고의 레전드 출신이다. 이런 그가 지난 2010년 당시 김태만 포항 사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감독직을 수락해 2011년부터 포항을 이끌었다.

쓰러진 축구 종가의 명가 재현을 외친 황 감독은 포항만의 공격축구를 강조했고, 유스시스템 강화에도 전력을 기울였다. 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해, 리그 3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2012년에는 리그 3위와 함께 FA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쾌거를 올렸다. 카리스마 넘치는 황 감독의 성과는 감독 3년차에 절정을 맞는다. 2013년 한국 프로 축구 최초로 FA컵과 리그 우승의 `더블`을 달성했다. 특히, 외국인 용병 없이 포항유스출신 중심으로 한 순수 국내 선수로 만등 성과였기에 2013년 더블 달성은 더욱 뜻 깊었다.

 

▲ 포항 황선홍 감독이 29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의 재임 마지막 경기 중 밝은 표정을 짓다가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br /><br />/연합뉴스
▲ 포항 황선홍 감독이 29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의 재임 마지막 경기 중 밝은 표정을 짓다가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12월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최종전은 한국프로축구의 명불허전으로 길이 남는다. 무조건 이겨야만 포항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 1천500여명의 포항팬들이 원정 응원에 나섰지만 경기는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김원일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K리그 사상 최초 `더블`타이틀을 일궈냈다.

특히 황선홍 감독은 걸출한 스타선수 없이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로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는 점에서 명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다 포항 유스시스템을 강화시킨 덕분에 이명주, 김승대, 고무열, 손준호 등과 같은 포항 유스출신을 대거 스타 선수 반열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황선홍 감독은 K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와 함께 K리그 4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등 한국 축구 종가에 걸맞은 성적을 일궈냈다. 포항과 아름다운 동행을 한 황선홍 감독은 이날 고별전을 끝으로 포항 둥지를 떠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휴식에 들어간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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