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여척 8일째 사동리, 도동리 등 연안 닻 내려
오염띠 발견… 폐기름·폐수 등 배출 가능성 커
닻 끌림에 심층수 해저관로·통신케이블 손상도

▲ 울릉(사동)신항에 피항 중인 중국어선들. /김두한 기자

속보=동해상의 기상악화로 지난 22일부터 울릉도로 집단 피항 중인 중국어선(본지 24일자 4면 보도)이 29일 현재 180여척에 이르러 해양오염 등 어민들의 피해 우려가 여전하다.

29일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울릉도 서면 남양리~구암리 해안으로 중국어선 100여척이 피항했다. 이후 울릉도 서쪽에서 기상이 점점 나빠져 울릉읍 사동리와 도동리 해안으로 어선들이 이동하면서 현재 180척이 넘는 중국 어선들이 피항 중이다. 이들 중국어선은 북한 수역에서 그물을 이용해 오징어 조업을 하던 100~200t급과 불을 밝히는 집어선 등이다.

이에 따라 동해해경은 독도와 울릉도 등 동해상을 경비하던 1천500t급 경비함 1522· 1513제민호 등 2척을 급파, 근접 감시를 하고 어업지도선 무궁화호도 현장에 파견해 감시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장기 기상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울릉도 연안으로 피항한 중국 어선들이 야간을 이용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폐어구나 쓰레기, 폐기름 등을 배출할 가능성이 커 해양환경 오염이 우려된다.

지난 23일 중국어선의 첫날, 피항지인 서면 남양리 해안 등지에는 중국어선을 중심으로 폐수로 짐작되는 오염띠가 크게 형성되는 등 바다로 폐유, 폐수가 유입되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지난 25일에는 중국어선 선장인 호강씨(46)가 선박에서 넘어지면서 머리에 출혈을 일으켜 동해해경 경비함을 통해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바닷속에서의 선박 닻 끌림으로 인한 해양심층수 해저 관로와 육지~울릉도 간 통신케이블 등 해저시설물 손상이나 울릉 연·근해 해역에서의 불법 어로행위 등의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해마다 중국 어선이 출몰하는 시기에 오징어 어장의 어획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울릉군과 울릉도 향군부대인 해군118전대, 동해해양경비안전서 등은 중국 어선에 대한 동향 파악과 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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