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달 17일간 발 묶여
생필품구입 등 큰 불편
관광객 유치도 힘들어
대형여객선 취항이나
운항 규제 완화해야

▲ 8일 만에 포항~울릉 간 여객선 운항이 재개된 29일 울릉도 도동항에 입항한 썬플라워호의 승객으로 터미널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김두한기자

동해상의 기상 악화로 육지~울릉 간 여객선 운항이 22일부터 전면 중단돼 울릉도가 완전히 고립됐다가 29일 여객선 운항이 재개됨에 따라 8일 만에 고립이 풀렸다.

한해 중 해상 기상이 그나마 괜찮은 11월임에도 불구하고 기상악화로 육지와 울릉도를 연결하는 여객선 운항이 이처럼 장기간 중단되자 관광객 유치는 물론, 주민들의 생필품 수급 등 올겨울 여객선 운항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군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썬플라워호는 주민 475명, 관광객 232명 등 승객 707명과 생필품을 싣고 울릉도에 들어왔다. 그러나 지난 21일부터 묶인 강릉행 씨스타 5호는 오전에 출항하려다가 동해상에서 출항 여부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관측 부이 인근의 파도가 높아 출항시간이 계속 지연, 결국 오후 늦게 150명을 싣고 9일 만에 울릉도를 떠났다.

겨울철에는 포항~울릉 구간에 유일하게 여객선 썬플라워호만 운항하는 가운데 11월 들어 29일 현재 17일째 여객선이 통제됐다. 11월 들어 여객선 결항 현황을 보면 지난 6~11일까지 6일간, 12~13일 편도 운항, 14일 결항, 17~19일 3일간, 22~28일까지 7일간 결항 등 11월 들어 지금까지 17일간 결항했다.

이 같은 잦은 결항은 기상의 변화도 있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 운항 규정의 강화도 한몫하고 있다. 예년의 결항 통계를 보면 2011년 같은 기간 9회, 2012년 10회, 2013년 7회, 지난해 6회와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가 난다.

특히 과거에는 하루 통제되고 다음날 운항하는 등 단기간 통제됐다가 운항함에 따라 결항 일수가 다소 길어도 울릉도 주민들에게는 불편이 작았다. 하지만 올해는 3~7일 동안 장기간 결항함에 따라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엄청난 불편을 주고 있다.

이번 기상특보의 경우 지난 20~21일(금·토요일) 주말 기상이 좋아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 400여 명이 발이 묶였다. 이들은 최소한 9~10일간 울릉도에 고립됐다.

따라서 겨울철 날씨에도 운항할 수 있는 대형 여객선 취항은 물론 여객선 운항의 규제도 완화해 선사가 판단해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여객선 운항 규제도 부이 인근의 파도 높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세월호 사고 이전의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강릉행 씨스타 5호는 28일 저녁 기상특보가 해제돼 29일 오전 8시에 출항하려다 부이 지점의 파도가 높아 운항이 계속 지연되자 9일 이상 묶인 150여 명의 관광객들이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여객선은 결국 오후 2시30분 울릉도를 출발했다.

주민 김모(70·울릉읍)씨는 “울릉도~육지 노선은 큰 여객선이 다니든, 작은 여객선이 다니든, 개항 이래 지금까지 여객선 사고가 난 적이 없다”며 “세월호 사고 이후 요즘에는 선사가 무리해서 운항하지 않기 때문에 업계 자율에 맡겨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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