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리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男화장실
이용하기에 불편하고 사생활침해 논란
市 “나무 경첩문 설치 등 보완할 예정”

▲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 새로 설치된 화장실 전경. 바닷가 쪽에서 바라본 화장실의 내부가 밖에서 훤히 보인다. /전준혁기자

최근 영일대해수욕장에 설치된 화장실이 통유리로 건축돼 이용객의 불편은 물론 사생활 침해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중앙과 북쪽(여남동 방향)에만 화장실이 있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지난 6월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영일대해수욕장 남쪽(포항여객선터미널 방향)에 화장실을 설치했다.

문제는 이 화장실이 금강휴게소를 본보기로 삼아 화장실 안에서도 통유리로 밖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금강휴게소와는 달리 밖에서도 안을 볼 수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금강휴게소는 화장실 통유리 밖이 바로 금강이라 강물 위에서 화장실을 바라보지 않는 이상 이러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행히 여자화장실은 칸막이가 있어 유리 밖에서 보이지 않지만, 남자화장실에서는 볼일을 보는 사람들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낯부끄러운 상황이 종종 연출되고 있다.

시민 이모(25)씨는 “평소 운동하러 영일대해수욕장을 자주 이용하데 최근 새로 생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다가 모래사장에 있던 여성과 눈이 마주쳐 당황한 적이 있다”며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곳을 과연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화장실 통유리 밑부분에 불투명 처리를 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현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도 예산에 따라 불투명 처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항시 해양항만과 관계자는 “디자인 상 실외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윗부분까지 블라인드 처리를 하게 되면 기존 디자인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남자 화장실에 나무로 된 자유경첩문을 설치하는 등 보완할 예정”라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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