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못 볼 날 오는가

▲ 소나무에 재선충병 감염 예방을 위한 나무주사를 투여하고 있다. <br /><br />/경주시 제공
▲ 소나무에 재선충병 감염 예방을 위한 나무주사를 투여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14개 시·군서 피해 호소, 도내 전역 확산 `시간문제`
포항, 2~3년 사이 피해 집중… 국가적 관리 절실

글 싣는 순서

①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이해
② 경북지역의 피해 상황
③. 포르투갈의 재선충 피해와 방제
④ 스페인의 재선충 피해와 방제
⑤ 소나무재선충병 극복 가능한가

□ 소나무 재선충병에 의한 피해

산림청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의 발생면적은 7천811㏊을 기록했으며, 그 해 발생한 4대 병해충(소나무재선충,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참나무시들음병) 및 주요 산림병해충(솔나방, 흰불나방, 오리나무잎벌레, 잣나무넓적잎벌, 꽃매미 등)의 총 발생면적 31만5천607㏊ 중 2.4%에 불과했다. 이후 전체적인 산림병해충은 꾸준히 줄어들었고 소나무재선충병도 점차 감소추세에 들어가 2010년에는 3천547㏊에 발생, 지속적인 방제에 따른 결과가 나타나는 듯 보여 박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1년과 2012년에 5천㏊수준으로 늘어났다가 2013년에는 1만1천550㏊, 2014년에도 9천644㏊라는 폭발적인 발생면적을 기록, 일부 학계로부터 소나무가 멸종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런 비관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로 방제 현황(약제를 살포해 방제하거나 피해목을 제거한 면적)에 대한 데이터도 큰 역할을 했다. 즉 지난 2005년 2만1천㏊였던 방제면적이 지난 2014년에는 4만㏊로 두 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런 노력을 들였음에도 신규발생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현 방제법이 재선충병의 확산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인 산림해충도 2014년에는 11만49㏊로 2005년 기준 1/3수준으로 내려갔지만, 소나무재선충병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병해충 총 발생면적 중 차지하는 비율도 8.7%로 크게 늘었다.

이에 정부도 지난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제정한 이래 총 11번에 거쳐 법 개정에 들어가는 등 발 빠르게 재선충병에 대응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즉, 국가적인 재난으로까지 취급되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해 더는 국가나 지자체만의 몫이 아닌 모든 국민이 제대로 알고 방제에 동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 경북지역의 피해

경북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대책단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은 지난 1905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중국, 대만, 한국, 포르투갈, 스페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 총 9개국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최초발생했으며, 원인은 일본에서 원숭이를 수입하던 중 이를 가뒀던 나무우리에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매개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북도에서는 2001년 7월 구미시 오태동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현재는 14개 시·군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도 전체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세한 현황(8월 기준)은 1급 지역(전지역 지속발생)으로 포항과 경주, 2급 지역(피해지역 확대)으로 안동, 구미, 청도, 3급 지역(답보상태)으로 칠곡, 4급 지역(2~3년 내 청정가능)으로 경산, 영덕, 성주, 고령, 5급 지역(1~2년 내 청정가능)으로 김천, 영주, 영천, 상주가 분포돼 있다.

경북도는 일단 올해는 예찰조사 강화, 집중방제와 철저한 사후관리로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잡고 오는 2017년까지 소나무재선충병을 완전방제한다는 입장이다.

전년도 하반기와 당해 상반기를 주기로 설정해 방제하는 재선충병은 올해(지난 2014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에 219억원(국비 129억원, 도비 26억원, 시군비 64억원)의 예산이 소요됐으며 주요 사업내용으로는 고사목 제거사업에 33만본, 예방나무주사 615㏊, 항공방제 9천650㏊, 지상방제 2천395㏊, 페로몬 유인트랩 615㏊ 등이 완료됐다. 또한 2015~2016년도 사업을 위해서 현재는 피해고사목 정밀예찰 및 전수조사, 방제전략 수립, 안전 대책 수립 등의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 포항·경주 방제 전국서 주목

포항시는 경주시와 더불어 1급 지역으로, 올해 1월 산림청에서 시무식을 진행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최전선 지역이다.

실제로 포항시는 산림면적이 7만5천㏊로 전체면적의 67%(소나무림 2만1천273㏊)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2004년 10월 21일 북구 기계면 내단리 산32에서 재선충병이 최초로 발생한 이래 현재(10월 기준)까지 피해수량은 108만7천471본을 기록해 100만본 고지를 넘어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포항시의 올해(2014년도 하반기~2015년도 상반기) 피해수량이다. 이는 33만2천424본(포항시 26만6천659본, 남부지방청 6만5천765본)으로 해당 수치는 소나무재성충병이 최초 발견된 이래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발생한 총 수량의 약 30%나 된다. 즉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하면서 피해수량도 늘어나고 그에 따라 고사목 제거량도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2~3년새 그 피해가 집중되고 있어 이제는 지자체 차원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으로 다루게 될 국외사례를 보더라도 이런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자, 유럽연합이 나서 방제비용의 50%를 부담하고, 국가별로 차별화를 둔 지침을 작성토록 했다. 포르투갈과 국경을 마주한 스페인에서도 미리 방제지침을 설정해, 지난 2008년 단 한그루의 고사목이 발견되자 감염목으로부터 반경 20km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정하고 해당 감염목의 반경 3km 내 소나무를 모두 제거해 재선충병이 확산하는 가능성을 차단했다. 우리나라가 예산에 맞춰 고사목 제거에만 급급한 것과 달리 단 한 그루만 감염되더라도 반경 3㎞의 모든 소나무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경북대학교 생태환경관광학부 이동운 교수는 소나무재선충병 유입 30년이 다가온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방제방법을 고수하게 되면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타 국가들에게 타산지석보다는 반면교사의 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진단이 늦어져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의 골든타임을 놓친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비교적 신속한 진단과 처방이 이뤄졌다”며 “침입한 외래종을 퇴치하는 것은 어렵고 어느 수준을 넘으면 불가능해진다. 아직은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므로 반세기만에 소나무재선충병의 점령지가 돼버린 일본의 관리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초심으로 돌아가서 기초부터 정확하게 소나무재선충병을 맞아야 된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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