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나무는 감나무과 갈잎큰키나무로 꽃말은 `경이`이다.
“목이 시린 하늘 드높이 / 홍시로 익어 지내다가 / 새 소식 가지고 오시는 까치에게 / 쭈구렁 바가지로 쪼아 먹히고”(황송문의 시`까치밥` )

감나무는 알수록 경이롭다. 잎이 넓어서 글을 쓸 수 있으니 문(文), 단단하여 화살촉을 만드니 무(武), 겉과 속이 똑같이 붉으니 충(忠), 홍시는 이가 빠진 노인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효(孝), 서리 내린 후에도 떨어지지 않으니 절(節). 감나무는 오상(五常)을 지녔다.

잎이 푸르고, 꽃은 노랗다. 열매는 익으면 붉고. 곶감 분은 희며, 나무의 속심은 검다. 청(靑) 黃(황) 赤(적) 白(백) 黑(흑), 감나무의 오행색(五行色)을 예찬한다.

조선시대 의서 `향약집성방`에는 감나무를 칠덕수(七德樹)라 했다. 오래 살며(壽), 그늘이 있어 시원하고(多陰),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無鳥巢), 벌레가 모이질 않고(無蟲襄), 단풍이 아름다우며(桑葉萬玩), 동짓날에도 먹는 생과일로 (冬至鮮果), 낙엽이 커서 글씨를 쓸 수 있는(葉肥大)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좋은 나무라 했다.

깊은 겨울밤 배고픈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왔다. 불 켜진 집을 들여다보니 엄마가 우는 아기를 달래고 있다. 엄마는 밖에 호랑이가 와 있다며 겁을 주었다. 호랑이는 자기가 온 줄 아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는 더 크게 울었다. 아기가 자기를 무서워 않아서 또 놀랐다. 더 놀라운 것은 곶감을 주겠다고 하자 울음을 뚝 그쳤다. 호랑이는 곶감이 자신보다 더 무섭고 사나운 짐승인 줄 알고 달아나 버렸다.

정건은 공부하고 싶었지만, 종이와 붓을 살 돈이 없었다. 큰 감나무가 있는 절에 가서 감나무 잎을 한 아름 가져왔다. 그 잎에 글을 써서 공부를 하여 후에 장원 급제를 하였다. 관리가 된 장건은 예전에 감나무 잎에 써 놓았던 글과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황제에게 바쳤다. 현종은 매우 기뻐하며 뛰어난 실력과 노력을 칭찬하고 큰상을 내렸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