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노벨상 수상자가 올해 21명을 넘었다. 일본은 20세기 초 명치유신을 통해 적극적으로 서양의 선진문물을 배워 국가체제를 바꾸고, 과학 연구에 상당한 국력을 기울였다. 그 성과가 오늘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는 일본에 합방돼 출발도 한참 늦었지만, 분단상황과 6·25 전쟁을 치르며 `먹는 문제` 해결에 급급했고, 남북 체제경쟁과 이념분쟁에 휘말려 노벨상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정부가 노벨과학상을 겨냥한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매년 젊은 과학자 100명씩을 선발해 5년간 연구비를 지급하는 정책을 향후 10년간 지속한다. `30대 안팎의 과학자`를 지정한 것은 `지난 10년간 노벨과학상 수상 논문`을 분석해보니 그 절반이 `20대·30대에서 수행한 연구업적`이었다. 그래서 과학계에는 “40대는 이미 환갑”이라 한다. 새로운 것을 이뤄내려는 열정이 많이 감소한 나이이기 때문이다.
울산과학기술대에는 `9개의 무명 다리`와 노벨동산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면 그 이름을 붙일 다리이고, 노벨상 수상자를 초청해 강연하면서 기념식수를 한 곳을 노벨동산이라 이름 붙였다. 포스텍에도 노벨동산이 있고, `미래의 한국 과학자`라 새겨진 `빈 좌대`가 있다. 수상자가 나오면 그의 흉상을 올려놓을 자리이다. `젊은 과학자에 연구비 지원 정책`을 보면서, 우리는 포스텍을 바라본다. 더 힘을 내주기 바라면서….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