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튤립은 백합과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사랑`이다.
꽃에는 꽃말이 있다. 튤립의 꽃말은 사랑이다. 색깔에 따라 다르다. 빨강색은 `당신을 사랑합니다`하는 사랑의 고백이다.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둘 다 긍정적인 사랑이다. 노란색은 가망 없는 사랑, 하얀색은 실연, 검은색은 짝사랑이 꽃말이다. 튤립은 완전히 개화되지 않은 상태가 가장 아름답다. 모양은 계란형이나 끝은 장미 한 송이를 넣어둔 것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17세기 경제적 호황을 맞은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은 부의 상징이었다. 우아한 자태와 이국적인 모양은 부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자신들의 신분을 드러내는데 튤립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때, 튤립 구근 한 뿌리이면 집 한 채도 살 수 있을 정도였다.

작은 마을에 튤립이라는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소녀에게 세 명의 청년이 동시에 청혼했다. 한 명은 왕자였고, 두 번째 청년은 용감한 기사, 세 번째 청년은 돈이 많은 상인의 아들이었다. 왕의 아들은 “만일 나와 결혼해 준다면 나의 왕관을 그대의 머리에 얹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고, 기사는 “나는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인 보검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돈 많은 상인의 아들은 “내 금고 속에 가득 들어있는 황금을 전부 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러자 소녀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들은 너무나 좋은 분들이군요”라고 말하면서 모두 거절해버렸다. 청년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제일 좋은 조건을 걸었다는 생각에 결혼해달라고 끈질기게 청혼을 했지만 소녀가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자, “나중에 너는 평생 동안 결혼도 하지 못할 여자”라는 욕을 퍼붓고 모두 떠나버렸다. 소녀는 병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이 세상을 떠났다. 꽃의 여신 플로라는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꽃으로 만들어 주었다. 꽃은 왕관을 닮았고 잎은 칼 모양에 구근은 황금빛이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