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에 튤립이라는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소녀에게 세 명의 청년이 동시에 청혼했다. 한 명은 왕자였고, 두 번째 청년은 용감한 기사, 세 번째 청년은 돈이 많은 상인의 아들이었다. 왕의 아들은 “만일 나와 결혼해 준다면 나의 왕관을 그대의 머리에 얹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고, 기사는 “나는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인 보검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돈 많은 상인의 아들은 “내 금고 속에 가득 들어있는 황금을 전부 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러자 소녀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들은 너무나 좋은 분들이군요”라고 말하면서 모두 거절해버렸다. 청년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제일 좋은 조건을 걸었다는 생각에 결혼해달라고 끈질기게 청혼을 했지만 소녀가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자, “나중에 너는 평생 동안 결혼도 하지 못할 여자”라는 욕을 퍼붓고 모두 떠나버렸다. 소녀는 병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이 세상을 떠났다. 꽃의 여신 플로라는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꽃으로 만들어 주었다. 꽃은 왕관을 닮았고 잎은 칼 모양에 구근은 황금빛이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