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선린병원이 심기일전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12일 법원으로부터 회생기회를 얻어 파산 위기를 넘긴 만큼 앞으로 경영진, 채권단, 직원 등이 협동해 회생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회생절차와 전망을 짚어보고 병원 내부 분위기도 들여다봤다.

△요양병원 매각, 정상화 첫 단추

선린병원의 회생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법정관리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익창출 여부이다. 법원은 앞으로 3~6개월간 병원의 운영현황 등을 점검해 회생가능성을 판단한 다음 법정관리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13일 병원 측은 회생계획안으로 선린재활요양병원 매각을 재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따라 자금 압류는 비교적 숨통이 트인 반면 본원 매출로는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해 요양병원 매각을 통해 정상운영을 꾀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부도 이전과는 달리 재활요양병원 매각 조건이 악화되긴 했지만 일단 거래를 성사시키고 의사와 간호사 등 신규 의료진을 모아야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며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 및 승인이 필요한 만큼 절충안 마련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진 “내분 멈추고 뜻 모아야”

이날 선린병원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전날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함께 관리인을 지정받음으로써 정상화를 향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최종부도 이후 회생절차 개시 결정까지 불협화음을 일으켰던 관계자들도 심기일전의 뜻을 내비쳤다. 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지역사회가 나서 정상화에 뜻을 모으자 병원 내부에서도 합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병원 관계자는 “지역사회 덕분에 어렵게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얻은 만큼 이제야말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제3자 관리인 전문성 기대”

병원 내부에서는 회생관리인 정재화(52)씨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회생관리인으로 지정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기업 등에서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이 병원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목소리다.

실제로 안동 성소병원의 경우 지난 1994년 부도위기를 맞았지만 서울 명성교회(김삼환 담임목사)가 인수하면서 정상운영에 성공, 100여년의 명성과 전통을 이어 가는 모범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사 A씨는 “지역인사가 관리인으로 지정됐더라면 더 책임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한편으론 전문성을 발휘해 병원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사회도 도와 회생계획안 수립과 추진에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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