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원전, 환경방사능 안전한가
15일 3·4호기 환경평가 공청회

▲ 원전건설에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안전성이다. 그리고 안전한 원전의 필수 요소는 방사선으로부터의 안전성이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 9월까지 15개월에 걸쳐 월성원전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동국대와 조선대, 원자력의학원이 공동으로 삼중수소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가 실제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5월, 한울원전의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이 최대 30㎞로 확대돼 울진뿐만 아니라 삼척시와 봉화군의 일부 지역도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편입됐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 이하 한수원)은 오는 15일 한울원자력본부 홍보관에서 신한울 3, 4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을 연다. 공청회는 울진, 봉화, 삼척의 3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공청회를 통한 주민의견수렴이 마무리되면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허가를 신청한다.

원전건설에 있어서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안전성이다. 그리고 안전한 원전의 필수 요소는 방사선으로부터의 안전성이다. 안전한 원전은 평상시는 물론 기기고장이나 자연재해 등 비상상황에도 주변지역에 대한 방사선 영향을 허용치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원전의 사고가 최악의 원전사고로 기록된 것도 발전소 주변지역에 많은 방사성 물질이 유출돼 원전 안전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최근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에서 실시된 안정성 조사 결과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경주시내 주민에 비해 월성원전과 한울원전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서 비교적 많이 검출되고 검출빈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먼저 삼중수소가 어떤 물질이며 주민들에게서 검출된 양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검출빈도, 월성원전 인근지역 절반이하
주변 13개소서 환경방사능 실시간 감시
시료 주기적으로 채취 매년 주민설명회도

□ 삼중수소

수소(Hydrogen)는 양성자와 전자 각각 하나씩으로 구성되며, 우주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이다. 산소와 함께 물을 구성하는 원소로 잘 알려져 있으며, 대기 중에도 미량이 존재한다.

삼중수소(Tritium)는 수소의 방사성 동위원소다. 일반적인 수소는 양성자와 전자 각각 하나씩으로 구성되는데, 예외적으로 중성자가 1~2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중성자가 1개 들어가면 중수소, 2개 들어가면 삼중수소라고 한다.

수소나 중수소는 안정적인 원소로 방사선을 방출하지 않지만, 삼중수소는 약한 베타선을 방출한다.

삼중수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은 사람의 피부를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피폭 영향은 거의 없다. 하지만 호흡이나 물을 통해 삼중수소가 체내로 들어가면 방사선 피폭이 발생한다.

□ 월성원전 인근 주민 삼중수소, 얼마나 나왔나

동국대와 조선대, 원자력의학원이 공동으로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 9월까지 15개월에 걸쳐 원전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삼중수소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성원전 인근지역 주민 250명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약 90%의 주민들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었고 평균농도는 리터당 5.50베크렐(Bq), 가장 많이 검출된 경우가 리터당 28.8Bq이었다.

1년 내내 삼중수소 농도가 28.8Bq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인체는 1년 동안 0.000607밀리시버트(mSv)의 방사선을 받게 된다.

체중 60kg의 성인의 체내에는 약 4천Bq의 칼륨(K-40)이 있어 연간 0.23mSv의 방사선을 받으며, 흉부 X선을 한 번 찍으면 0.05mSv, 비행기로 유럽여행을 한 번 다녀오면 0.07mSv의 방사선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이 자연방사선에 의해 받는 방사선량은 약 3mSv이며, 원자력안전법에서 규정한 일반인에 대한 인공방사선량 한도는 연간 1mSv다. 방사선량이 100mSv 정도에 도달해야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구토, 탈모 등과 같은 이상 증상은 3천mSv 이상의 방사선량을 한꺼번에 받아야 발생한다.

일반인에 대한 연간유효선량한도 1mSv를 체내 삼중수소 피폭으로 모두 채우려면 체내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4만7천416Bq이 되어야 한다. 성인이 삼중수소 농도 18Bq/ℓ인 물을 하루 2ℓ씩 1년 동안 마신다고 해도 인체가 받는 방사선량은 총 0.00027mSv에 불과하다.

마시는 물에 대한 세계 각국의 삼중수소 농도 제한은 호주 7만6천103Bq, 핀란드 3만Bq, 캐나다 7천Bq, 미국 740Bq 등이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만Bq으로 설정하고 있다.

가장 깨끗해야 할 마시는 물에 대한 제한치가 이렇게 높게 설정된 이유는 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방사선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삼중수소가 체내에 들어오더라도 쉽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반감기, 즉 인체에 흡수된 삼중수소가 소변, 땀 등으로 배출되어 잔여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일 정도로 매우 짧다.

□ 환경방사능 안전 만전

월성원전 인근지역 주민의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가 실제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같은 조사에서 한울원전 인근지역 주민 125명의 삼중수소 검출빈도는 40.8%로 월성원전 인근지역의 절반에 못 미쳤고, 평균 농도도 리터당 4.29Bq에 그쳤다.

모두 경수로로 구성된 한울원전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월성원전의 3분의1 수준이며, 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 미치는 선량은 7분의1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방사선 피폭을 사회·경제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달성가능한 수준까지 낮춘다는 ALARA(As Low As Reasonably Acceptable) 원칙에 따라 건설, 운영되고 있다.

한울원전은 주변 13개소에서 환경방사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고, 주변지역의 각종 환경시료를 주기적으로 채취, 분석, 평가해 매년 주민설명회를 통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경주 방폐장 준공 이후 최초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1천 드럼을 성공적으로 처분인도하는 등 방사성물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삼중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원전의 안전성과 역할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진/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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