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반시축제가 이름모를 코미디축제 부속행사로…
해외공연 4팀 초청에 수억 책정
내일부터 18일까지 동시 개최
“반시축제 의미퇴색” 비난봇물

【청도】 국내 유명축제로 자리잡은 청도의 대표축제인 `청도반시 축제`가 코미디축제의 부속행사로 전락했다며 농가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청도군은 국내 유일의 씨 없는 감 `청도반시`를 자랑하며 청도 홍보와 군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해마다 청도반시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 축제는 전국 각지에서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 명실상부한 청도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반시축제는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청도야외공연장 일원에서 `2015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과 함께 열린다.

군은 캐나다, 필리핀, 덴마크, 체코 등 4개국에서 초청된 해외 코미디 공연팀의 성대한 코미디 페스티벌과 청도반시 웃음보따리 축제가 펼쳐진다고 대대적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청도군민들은 이번 축제가 아리송하다며 고개를 흔들고 있다. 특히 감 농사를 짓고 있는 청도의 대다수 주민들은 명품 축제로 자리 잡아 농민들에게 큰 웃음을 가져다 준 반시축제가 유명무실하게 됐다고 불만이다.

청도 화양읍에서 감 농사를 하고 있는 A씨는 “청도의 대표축제인 반시축제가 코미디축제와 같이 열려 반시축제의 의미가 퇴색돼 힘이 빠진다”며 “코미디를 하고 싶으면 반시축제 속에 한 파트로 넣으면 될 것을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별도의 축제위원회를 만들고 반시축제를 상대적으로 위축시키는 행정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청도읍에 거주하는 B씨는 “농민들이 영농자금 지원을 조금 받으려면 서류도 복잡하고 절차도 까다롭다. 그러나 인기인이나 유명인들의 일회성 행사에 군민들의 세금을 쏟아 붓고 있다. 반시를 많이 팔아 자식들 공부도 시키고 쌀도 사고해야 웃음이 나오지 코미디 축제한다고 웃음이 나오고 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코미디페스티벌에 초청된 해외 공연팀에 대해 일각에서는 외국의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잘 모르는 4개국 공연팀을 불러 모든 경비를 지원하며 세계축제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며 국내의 우수 공연팀을 초청하는 것이 알뜰축제고 창조경제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한 주민들은 대다수 타지자체에서는 축제위원회를 통합 운영해 지역의 모든 축제를 한 곳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예산의 효율적 운영과 개최 시기의 조정 등 합리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청도군이 선진행정을 배워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청도군 관계자는 “축제 예산이 추경에 편성돼 행사 일정이 마땅치 않아 반시축제와 같은 날 하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올 것으로 판단했으며 내년에는 축제 일정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품축제로 자리 잡아 매년 열리고 있는 청도반시 축제 예산은 3억5천만원이고 올해 처음으로 반시축제와 같이 열리는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축제 예산은 8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코미디아트축제추진위원장은 인기개그맨 출신 C씨가 맡고 있으며 청도군은 C씨가 관여해 추진하는 3개의 행사에 연간 약 10억여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나영조기자 kpgma@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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