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정책 실종된채 파행
여야, 역대최악 평가 속출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2015년 국정감사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국회의 국정감사가 8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열린 전반기 국감에 이어 10월 1일부터 시작된 후반기 국감도 이날로 종료됐다. 정보위원회 등 일부 겸임 상임위의 국감 일정이 남아 있지만, 사실상 이슈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가 다짐했던 민생국감·정책국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견해다. 오히려 20대 총선을 앞두고 `하향평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정론이다.

실제로 경찰청장을 불러놓고는 모의 권총을 주고 격발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는가 하면, 그룹 경영권 분쟁을 겪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한국과 일본이 축구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는 어의없는 질문도 나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국감 파행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 증인 출석 문제로 40여분 동안 여야간 설전을 벌였다. 지난달 10일 보건복지부 국감과 지난달 21일 메르스 국감 때도 같은 이유로 파행이 빚어졌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졸속국감`·`구태국감` 이라는 비판 속에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에 대해 야당의 막말 인신공격 등 구태로 인해 내실있는 국감을 이루기 어려워 아쉽다고 평가했다.

유의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번 국감이 국민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평가를 받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빠른 시일내에 대책을 마련해 책임감 있는 여당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번 국감이 정부에 협력·견제하는 순기능보다 `막말국감`·`호통국감`의 모습이 강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후속조치에 착수하기로 했다. 당 정책위원회 산하에 국감제도개선 TF를 구성, △증인채택 및 불출석 △피감기관 지적사항 이행 등 점검 △국회 감사능력 제고 △국감 사후조치제도 마련 등 국감 후속대책 마련한다는 것이 골자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의 활동과 관련된 정치 일정들이 진행되면서 국정감사가 집중화되지 못하고 분산됐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는 국감 기간 내내 이어진 정부여당의 국감 발목잡기가 국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요인 중 하나라며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의 큰 수치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물불 가리지 않는 청와대 돌격대를 자임한 피감기관과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한 여당 탓에 곳곳에서 국감이 파행됐다”며 “(피감기관이)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 그런 불철저한 자료 하에서 국감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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