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잠화는 백합과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아쉬움`이다.
맑고 깨끗한 향기와 눈처럼 흰 색깔의 꽃이 핀다. 꽃이 비녀를 닮아서 옥비녀 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토종인 비비추와 닮은 점이 많다. 햇빛이 적당히 드는 반그늘을 좋아하므로 나무 그늘 밑에 많이 심는다. 풍성한 잎이 매력적이며, 꽃은 8월부터 한 달가량 잇달아 핀다. 흰색의 옥잠화 꽃은 오후 4시경부터 꽃잎을 벌리는데, 밤에는 향기가 좋다. 물을 좋아하므로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 메마른 봄철이나 한여름 건조기에는 저녁에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 2년에 한 번 정도 포기를 나누어 번식시킨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다. 옥잠화 차는 서늘한 기운이 있어 소변이 불편 하거나 인후염에 효능이 있다. 종기나 상처에 꽃을 짓이겨 붙여 아물게 하는 데 쓴다. 혈관을 확장 시켜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열을 내리고 해독하며 몽우리와 종기를 가라앉히며, 매일 아침 옥잠화 잎으로 즙을 짜낸 다음 벌꿀을 섞어 얼굴에 바르는 일을 옥잠화 꽃이 질 때까지 하면 여드름과 주근깨를 없애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옛날 옛적 중국에 피리 부는 솜씨가 뛰어난 사람이 살았다. 어느 날 달 밝은 밤에 피리 한 곡조를 불고 있는데, 홀연히 하늘에서 선녀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옥황상제의 따님이 방금 곡을 다시 듣고 싶어 하니 한 번 더 불러달라고 말했다. 피리의 명수는 선녀의 부탁대로 하늘의 공주님을 위해서 아름다운 연주를 해 주었다. 그러자 선녀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하늘로 올라가면서 자신이 꽂고 있던 옥비녀를 던져주었다. 그러나 옥비녀는 피리 명수의 손을 스치며 땅에 떨어져서 그만 깨져 버리고 말았다.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얼마 뒤 그 자리에서 이름 모를 꽃이 피어났다. 그 꽃봉오리의 모습이 선녀가 던져주었던 옥비녀와 비슷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꽃을 `옥비녀 꽃`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