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간의 유럽 자유여행 기행(2)
영국 전원마을 코츠월드에 가다

▲ 총탄 흔적이 있는 교회당과 추념비가 있는 페리스교회.

영국 특유 고풍적 색감에
중세영화 촬영지로 각광
1·2차 세계대전 상흔 간직
자발적 모금으로 자연 지켜

□ 뛰어난 자연풍경 가진 마을

런던에서 특급버스로 2시간 반 정도 가면 가장 영국적인 전원 마을이 나온다. 여러 개의 아름다운 마을이 모여 있는 코츠월드다.

이 말은 원래 `옥스포드 부근의 구릉지대`란 뜻인데 지금은 예쁜 전원 풍경과 고풍, 전통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마을의 통칭으로 불리고 있다. 영국 은퇴자들이 가장 살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주로 석회암으로 지어진 집들과 돌담이 특유의 고풍적인 색상과 자연스런 모습으로 이어져있다. 영국 중세시대의 영화촬영지로 많이 이용되고 있고,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 사이렌 체스트 공원
▲ 사이렌 체스트 공원

□ 이런 곳에 한번 살아봤으면…

버스에서 내리는 곳이 `사이렌 체스트` 마을이다. 높고 큰 교회가 바로 앞에 있고 거리에 텐트를 친 간이 시골 장터, 공원 묘원과 전통찻집들이 눈앞에 보인다. 마을 안내소가 근처에 있어 이곳 여행에 관한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전통고택, 고목, 푸른 잔디밭, 냇물, 작은 돌다리, 찻집들이 이어지면서 가랑비가 내리는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돌담 따라 마을을 거닐고 있다.

언덕바지에 위치해 약간 번화한 `버포드 `마을, 숭어양식장과 백조가 노니는 연못이 있는 `바이버리` 마을 등 모두 동화 속에 나올법한 예쁘고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순수하고 천연스런 자연환경에 나도 모르게 `여기서 한번 살아봤으면`하고 중얼거려졌다.

□ 총탄 흔적이 있는 교회당

이 아름다운 마을 한 쪽에 총탄 흔적들이 있는 교회가 있고 그 건너편에는 높고 길쭉한 추념비가 서 있다. 비(碑)에는 1·2차 세계대전 때 이 마을 출신으로 전사한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교회 뒤쪽에는 잔디밭으로 된 공원 묘원이 수많은 무덤과 묘비를 안고 있다. 안내소 직원의 얘기로는 이 아름다운 마을을 지키기 위해 적과 싸우다 숨진 사람들의 묘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마을이 이렇게 자연 그대로 잘 지켜져 온 것은 마을 사람들의 노력뿐 아니라, 영국의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라는 단체의 지원에 의해서라고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금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사들이고 관리하는 단체인데 수백만 명이나 되는 회원들이 뒤에서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도 해주었다.

 

▲ 코츠월드의 공원묘원
▲ 코츠월드의 공원묘원

□ 자연녹지 사이렌 체스트 파크

관광 안내소에서 돌벽을 마주보고 우측 길로 가면 `park entrance(공원 입구)`라고 쓴 낡은 나무판이 보인다. 계속가면 아름다운 집들을 지나 수십 개의 튼튼한 쇠막대기로 칸을 친 커다란 철 대문이 나온다. 그리고 그 뒤로 탁 트인 푸른 초원이 보인다. 가슴이 뻥 뚫리듯 심신이 후련하다. 양팔로 몇 발자국 되는 철문에 쓰인 안내문에 의하면, 이것은 얼(Earl) 8세와 그의 아내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그의 조부모와 부모, 부인을 위해 만들었으며 그의 아버지(Lord)는 2차 대전 때 참전, 임무수행 중 돌아가셨다고 적혀있다. 즉 돌아가신 아버지와 선대 가족의 명복을 비는 뜻에서 이 좋은 공원의 대문을 만들어 기증한다는 의미가 숨어있는 것 같다. 신작로 같이 쭉 뻗은 길이 중앙에 길게 나있고, 좌우에 노란 꽃, 흰 꽃들이 촘촘히 깔려있는 푸른 초원이 융단같이 깔려있다. 그리고 그 좌우에 커다란 나무숲이 둘러있는데 이 길을 걷는 우리 모두는 하늘을 나는 기분이 된다. 줄곧 뛰고 솟고 하는 애들을 보면서 여정(旅程)에 지친 우리에게는 좋은 쉼터공간으로 `참, 좋은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종기 시민기자

    이종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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