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호수필가·공무원
늘 욕망으로 출렁이며 설렘으로 꿈을 꾸는 동해바다, 거친 파도를 헤치며 희망을 물질하고 삶의 노를 휘저어 가는 그 곳은 바다 사나이들의 청춘의 광장이요 생활의 터전이다.

천 길 물속, 칠 흙 같은 어둠의 바다 밑에서 돌장어를 잡아 올리는 우리의 아버지와 형님, 아우들의 거친 손과 때와 땀에 찌든 얼굴이며 피멍 든 몸은 차라리 눈물이다.

그렇다. 우리를 지탱해 온 것도 어쩌면 저 눈물 같은 이들의 사랑과 노고 때문이며, 뻘밭 같은 삶의 여정을 헤쳐 나온 목숨의 기록이 아닐까.

돌장어가 또 대박을 치며 영일대를 들썩이게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렸던 `제2회 포항영일만 검은 돌장어 축제`! 축제는 성황이었고 또, 대박이 터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축제장은 연일 포항 시민과 이웃에서 온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산자락을 넘어온 갈바람이 불고 휘영청 밝은 달빛이 쏟아지는 영일만 언저리에 펼쳐지는 축제의 향연은 새콤달콤하고 아름다웠으며 현란하다 못해 오히려 찬란했다.

오색 창연한 포스코의 야경과 넘실거리는 푸른 파도, 욕망으로 뒤척이는 밤바다에 떨어지는 별, 그리고 너와 나의 배고픈 사랑이 갈증을 토해내는 곳. 해와 빛의 고장 포항만이 연출 할 수 있는 멋진 한편의 대서사시 였다.

술이 좋다. 친구가 좋다. 친구도 한잔, 아버지도 한잔, 형님도 한잔, 아우도 한잔, 너도 한잔 나도 한잔, 한잔 술에 눈시울 적셔지는 그리운 얼굴들, 한잔 술에 엉엉 울고 싶도록 보고 싶은 우리 초라했던 첫 사랑의 이야기, 한잔 술에 미쳐 버릴 것 같았던 이미 가버린 사랑의 아쉬움을 달래며 유쾌하게 취해보는 아름다운 낭만이 넘쳐 나는 축제의 밤은 먼 훗날 우리들의 가슴에 빛나게 채워지는 보석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이번 축제도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효용과 생산적 가치는 물론이고 팍팍한 어민들의 삶에 기쁨과 희망과 웃음을 안겨준 진정한 축제였다.

창조의 옷을 입힌 성공한 축제였다. 창조란 상상의 날개를 혁신으로 바꾸어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청정해역 영일만에서 잡히는 검은 돌장어에 `창조`라는 우리 포항시의 어젠다를 접목하여 만든 축제였다. 앞으로 1천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가져온 포항의 명품 과메기에 버금가는 돌장어가 되어 또 하나의 포항의 대표 먹거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상은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고 한다. 돌장어 축제는 몇 년전 부터 포항시 남구 동해면 흥환·발산리 어민들이 돌장어 작목반을 구성하여 장어를 잡고 해당 공무원들은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경북매일신문이 특집으로 시리즈로 엮어 홍보와 마케팅에 큰 역할을 했으며 포항수협은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축제는 깔끔했고 잔치는 한바탕 신이 났고 우리 모두는 즐겁고 행복했다.

이제는 농수산물도 과학과 ICT를 접목하여 더 큰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우리 모두 창조의 길을 물어물어 창조의 꽃이 활짝 피는 포항을 만들어 웃음 꽃 벙글어지는 행복한 도시를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