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협상서 재정개혁 밀어붙인 獨 속내는

영국 버밍엄대학 독일연구소 선임연구원 한스 쿤드나니의 `독일의 역습(사이출판사)`은 최근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사태에서 엄격한 재정개혁을 밀어붙인 독일의 속내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1990년 동서독 통일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세계화의 파고 속에서 경제적으로 휘청거리며 `유럽의 병자`로까지 불리던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 제조업을 부활시켜 짧은 시간에 경제 강국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지, 또한 `어젠다 2010`과 `하르츠 개혁안` 등의 정책들이 독일의 경쟁력 강화에 끼친 영향과 그 폐해와 부작용, 또한 그리스 같은 EU 주변부 국가들에게 잔인하고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재정 규율을 밀어붙이는 그 숨겨진 진짜 이유 등을 살펴보고 있다.

한스 쿤드나니는 “독일의 힘이 다시 한번 논쟁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독일이 역사적 교훈을 잊고 1945년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유로화가 생겨나면서 독일의 수출산업이 활황기를 맞았고, 이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그리스 같은 나라에 혹독한 긴축정책을 강요하는 점령군처럼 굴고 있다고 말한다.

독일의 횡포에 의해 지금의 EU는 창설 초기와는 달리 회원국에 `총구를 들이대는 통합체`로 변했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그렇다면 유럽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는 독일은 패권국가가 될 수 없지만, 유럽 국가들 사이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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