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경주2015
(8) 미래 문화관(북한관)·새마을세계화 전시관·실크로드 리얼리즘전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뱡향 장천 1호 무덤, 수산리무덤 안칸서벽 벽화 교예도, 여인도, 7세기 사마르칸트 아프라시압 궁전벽화 한국인 사절단.

분단으로 인한 역사와 문화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선결돼야 할까. 우리 민족의 기대와는 다르게 오랜 시간 남한과 북한 사이의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단절과 경색국면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바로 이런 문제의식과 그 문제의 해결의지를 담아낸 전시회가 `실크로드 경주 2015`의 `문명의 만남` 섹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준비된 `미래 문화관`(북한관) 전시회다.

고구려·평양 모습 간접 확인
작품속 북한 산세·절경 탄성
서역인 모습서 국제성 엿봐
`분단 아픔`도 고스란히 전달

이번에 소개될 북한관 전시는 그 규모의 크고 작음과는 상관없이 남북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북한의 문화와 역사를 좀 더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전시회는 `실크로드 경주 2015` 행사 전 기간에 걸쳐 계속된다.

 

`미래 문화관` 전시회는 북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 외에도, 오래 전 실크로드 선상의 당당한 주인공 중 하나였던 고구려와 평양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을 것이기에 각계각층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국은 “북한관 전시회는 잃어버린 한민족의 문화를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규정했다. `한민족 실크로드를 누비다`라는 테마 아래 분단의 현실 속에서 잊고 살았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선조들이 찬란한 교역의 역사를 북한을 통해 되돌아보자는 것이 전시회의 기획의도. 고려시대 국제 무역항 벽란도에서 만나는 고려인과 희귀한 보물들, 조선 후기 미술 속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운 북녘의 모습, 아직 치유되지 못한 분단의 아픔 등이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달된다. 먼 옛날 국제적으로 유행한 스타일의 주름치마를 입은 여인들이 등장하는 수산리 고분 벽화. 그림을 통해서는 동북아의 강대국이었던 고구려 속 서역인들의 모습과 국제성을 엿볼 수 있다. 전시회에선 `꼬레아` 고려의 국제적인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존(zone)도 설치된다. 나전칠기, 화문석, 인삼, 조랑말, 금, 은, 종이 등의 수출품과 비단, 약재, 차, 유리, 향료 등의 수입품이 전시되고, 천리장성과 고려 궁성 만원대, 선죽교 등을 주요 테마로 고려가 간직한 다양한 이야기도 소개할 계획이다. 조선 후기에 등장한 진경산수화 속에서는 지금은 가보기 힘든 북한의 아름다운 산세와 절경을 관람객들의 눈에 담을 수 있다.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등 조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북녘의 절경에 취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처럼 ` 문화 미래관`을 걷다보면 실크로드의 주역이었던 고구려인, 국제적 감각을 지녔던 고려인, 조선 후기 화가들의 작품 속에서 만나는 북녘의 아름다운 절경 등을 북한에 가지 않고도 만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전시회는 화합과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의 마음을 `실크로드 경주 2015`를 통해 구체화시킨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경주에서 사람들과 반갑게 만나게 될 고구려, 고려, 북한의 문화와 유물에선 따스한 온기와 민족적 향취가 느껴지지 않을까싶다.

 

한국의 역사를 돌아볼 때 1970년대까지는 풍요보다는 빈곤이, 안락보다는 고행의 시간이 우리를 지배한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바로 이 빈곤과 고행의 시기를 이겨내게 했던 힘이 국민적 단결이었다. 좀 더 미시적으로 말하자면 경제적 궁핍을 벗어나게 한 동력의 하나는 `새마을운동`임을 적지 않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다. `미래 문화관`과 함께 준비된 `문명의 만남` 섹션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새마을 세계화 전시관`이다. 이 전시회는 `새마을 운동과 함께 세계로 가는 길`이라는 콘셉트로 구성된다. 한국전쟁 이후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인류의 공존과 번영을 위해 힘을 보태는 나라로 성장하게 되기까지는 새마을운동의 힘이 큰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세기에 진행된 새마을운동은 21세기를 맞아 한국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재난과 빈곤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는 희망의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 `새마을 세계화 전시관`은 전쟁 후 힘들고 어려웠던 한국의 현실과 새마을운동을 통한 근대화의 과정, 새마을운동에서 발현된 공동체 정신,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였던 경북도의 모습, 나눔의 한류로 역할하며 아프리카 등지에 불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바람 등을 상세하게 조명한다. 이를 통해 세계로 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될 것이다.

 

같은 기간 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릴 `실크로드 리얼리즘전`에선 `한국작가가 보는 실크로드, 실크로드 작가가 보는 실크로드`라는 주제로 몽골,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중국 등의 작가가 출품한 대작 60여 편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또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전시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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