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선정사업 최종 탈락
市 유치 가능성 너무 낙관
적절한 대응·전략 소홀해
일각 “내년 희망 있을 것”

속보=정부 공모 1차 심사를 통과한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본지 7월27일자 1면 보도> 유치 사업이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지원하는 포스텍의 해외우수연구기관 유치사업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한 4개 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최종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부는 19일 현재까지 선정된 대학과 사업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다음 주 안에 공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시와 포스텍은 지난 11일 열린 2차 평가에서 포스텍 생명과학과 류성호 교수가 직접 발표를 하고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포항부시장, 포스텍 부총장 등이 참석하는 등 적잖은 정성을 쏟았다. 특히 사업 유치 시 정부 지원으로 당뇨병 등 대사성질환 연구에 큰 파급효과가 기대됐지만 이번까지 모두 4차례나 무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결과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설명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사업의 주체인 포항시와 포스텍이 정부의 평가에 적절한 대응을 했느냐의 여부. 이에 대해 포항시가 유치 성공 가능성을 과신했다는 지적도 있다.

측면 지원에 참가한 한 관련자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미래부의 차관 등 핵심인사들을 상대로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미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 포항시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적이 사실이라면 포항시가 결과를 낙관한 나머지 정부 등을 상대로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포스텍에 대해서는 류 교수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지원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 인사에 따르면 미래부 등 정부가 최근 공모사업 심사를 주로 한국연구재단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도 심사위원들에 대한 파악이나 설득에 포스텍이 소홀했다는 것이다.

류성호 교수는 이번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여러 지적에는 명확한 입장을 제시했다.

대학은 부총장의 발표장 참석 등 많은 지원을 했으며 특히 이미 20여억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시설이나 기기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은 학교를 지원하는 포스코의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결과이며 그 이상은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유치 당시에는 대학과 지자체 등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이 사업의 1단계 규모는 그에 못 미친다는 점도 설명했다.

류 교수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결과”라며 “하지만 카롤린스카연구소와 이미 공동연구센터를 운영하며 성과도 계속되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이 있으며 희망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인사는 “포항시와 포스텍의 대응에서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단지 포항에 이미 막스플랑크와 방사광가속기 등 과학인프라가 많은 점을 고려한 정부의 정책적 판단의 결과로 보인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내년 심사 결과에 기대를 걸만한 정부 측의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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