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알코브호텔은 호치민 탄손넛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규모는 작지만 깔끔한 객실과 아름다운 정원 및 로비를 지니고 있다. 필자가 일년에 한 두 번 호치민에 들르면 머무는 곳이며 제자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 호치민은 1975년 북베트남에 의해 함락된 남베트남의 수도였다. 1973년 평화협정에 의해 미군과 한국군이 철수한 후 2년도 못되어 남베트남은 수도인 사이공에 북베트남 탱크들이 들어닥치며 함락되었다.

지금도 중심가에는 과거 정부건물들이 전쟁박물관으로 남아있다. 이곳에는 사회주의 국가답게 거대한 공공건물과 국가를 홍보하는 광고판들이 많다. 이제 베트남은 일당체제의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자본주의 요소들을 받아들이고 외국과 교역하며 경제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필자가 학생들과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이유는 이곳에 한동대 출신 제자들이 세운 NIBC그룹이 있기 때문이다. NIBC는 5년 전에 세워진 건설경영회사로서 그 아래 몇 개 건설사와 호텔들을 두고 있다. 이 회사를 이끄는 주역들은 한동대 졸업생들이고 다른 회사를 다니다 이곳에 합류한 타교 출신들도 있다.

2009년 이후 베트남 경제가 어려워지다가 요즈음 차차 좋아지고 있어 NIBC도 차차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다. 호치민 만이 아니라 다낭, 하노이, 캄보디아 시엡립 등에 여러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의 크기도 대단지 규모를 넘어서 신도시 수준의 건설이다. 이들은 대개 낮은 가격대의 소셜하우징에 집중하므로 이익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어 이곳 정부에서 인정을 받는 것 같다.

NIBC는 연간 3천~4천채의 주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대개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규모들이 꽤 크다. 요즈음 호치민의 대부분 신개발지들이 도심에서 30분에서 1시간은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공공교통 연계가 필수적으로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베트남은 인구가 9천만명에 이르며 하노이와 호치민의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소득도 빠르게 늘어나서 주거를 포함한 건설산업이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붐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공급량은 아직 수요 내지 소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지어진 집들이 대부분 고소득층, 최소한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바람직하기는 좀 더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고 주택시장이 활성화되어 좀 더 다양한 계층의 집들이 지어지는 것이다. 한국도 그러했지만 원래의 주거들이 임시주택형태로 지어진 것들이 많기 때문에 국민들은 빌라나 아파트 등 모던하게 지어진 새집들을 좋아한다.

이를 위해서는 NIBC 같이 소셜하우징의 기치를 건 저비용이면서도 품질이 좋은 작은 평형의 아파트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에서도 토지의 매입이나 건설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배려를 해준다고 보지만 이들 NIBC의 타이트한 경영으로 비용을 낮추고 저소득층이 입주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고 본다. 더욱 이러한 회사들의 성장을 기대하는 바이다. 베트남의 건설공정은 한국과 비교하여 전근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비싼 건설자재의 생산 및 판매는 발전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건설업 자체는 지역상황에 맞추어 사업이 진행되고 지역의 중소회사와 지역민들을 고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

NIBC는 아직 신생그룹으로서 자금력이나 기술력 등에 취약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젊은이들이 다른 나라에서 이와 같은 성취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정직과 성실, 영어대화 능력 및 협상력, 가난한 이들을 돕자는 명확한 목표의식 덕분이었을 것이다. 덧붙여 지역사람들과의 융합, 건설과 도시공학 복수전공, 해외봉사활동 경력 등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