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호치민의 탄손넛공항에서 입국수속을 끝내고 짐을 찾고 나오니 제자들이 마중을 나왔다. 한국과의 시차가 2시간이라서 아직 저녁시간이 안되어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제자들이 창업한 건설사인 NIBC그룹 사무실로 갔고, 베트남 특유의 아이스커피 `카페 쓰어다`를 마시며 회사근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이 짓는 모델하우스들을 보니 50~60㎡ 정도의 평면으로 좀 좁아 보이기는 하지만 멋지게 디자인되고 설비되고 있었다. 한 유닛 당 가격도 2만5천~3만달러 정도로서 비교적 싸다. NIBC 구성원은 창업CEO인 한동대 출신 몇몇, 후에 합류한 후배들, 그리고 젊은 베트남인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두워질 무렵 거세게 스콜이 쏟아진다. 대절된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인근의 유명하다는 쌀국수집으로 갔다. 가격은 그릇 크기에 따라 5만5천동(3천원)에서 7만동(4천원)이라 현지인들에게는 비싼 편이나, 고기도 부드럽고 국수와 국물도 맛있다.

호치민은 과거 남베트남의 수도였고 대도시이기에 비즈니스를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이곳은 잘 정리되지 않은 곳 같아 보이면서도 화려한 곳이 많다. 열대지역이라서 수목과 화초들이 잘 자라는 곳이라서 골목골목이 아름답다.

한국인들은 이곳에서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한류가 크게 유행하고 있고 한국의 경제성장을 따르고 싶어 한다. 따라서 기업 차원에서도 이곳 진출이 큰 득이 되겠지만 젊은이들도 이곳에 와서 각오만 새롭게 한다면 무엇을 하든지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호치민의 인구는 이미 1천만명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2025년에는 2천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도 폭 좁은 4~5층 구조의 주상복합 Shop-house 건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거리에서는 쓰레기가 넘치고 강물과 수로는 오염되어 냄새가 심하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행렬에 교통혼잡이 이만저만이 아니라서 획기적인 공공교통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인데, 현재로서는 지하철공사를 시작했다는 것 이외에 특별한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는 못한 것 같다. 현재 호치민의 대중교통분담률은 2%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호치민시는 지하철1호선을 2020년까지 완성하고, 2050년까지 6개 노선을 완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중교통분담률을 2020년까지 10%, 2050년까지 50%로 올리려 한다고 한다. 호치민의 2014년 소매판매는`VND 256조`인데, 전년에 비해 11.8% 늘어난 것이다. 호치민의 관광객 수는 2015년 상반기 6개월 동안에 2천200만명이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 늘어난 것이다.

노트르담 성당과 우체국 건물 지역은 호치민의 중심지이다. 이곳은 길과 광장이 넓고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수목들이 들어찬 도심정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호치민은 관광지로서의 특징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물론 과거 `사이공`으로서의 역사성 때문에 이곳을 찾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비즈니스와 관계되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점심 후 벤탄시장과 인근에 위치한 중국타운의 쩌런시장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2층 건물 안에 1m도 안되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가게들이 수백개씩 밀집해 있는데 옷, 가죽제품, 장식품, 장난감 등 다양한 공산품들이 도소매로 팔리고 있다. 상인들이 `헬로우` 혹은 `안녕하세요` 하면서 적극적으로 손님을 유인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안이 너무 덥고 혼잡하여 낯선 이들이 쇼핑하기는 힘든 것 같다. 마이크로버스로 호텔로 돌아가는데 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강물도 잠시사이 크게 불어나고 있는데, 글쎄, 그 더러운 강물에 몇몇 아이들이 다이빙을 하며 놀고 있었다. 빗속에서도 크고 작은 화물선들은 유유히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