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차례 조사 그쳐
신고女 3차례와 대조
금품수수 의혹 불구
오늘 무혐의 검찰송치

대구경찰이 40대 보험설계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한 심학봉 국회의원을 단 한차례 소환해 조사하고 무혐의로 사건을 사실상 종결키로 해 `현역 국회의원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3일 오후 9시30분께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심 의원을 소환해 40대 보험설계사를 성폭행한 적이 있는지와 성폭행 신고를 한 뒤 진술을 번복하는 과정에 회유나 협박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또 대구경찰은 더 이상 심 의원을 추가 소환하지 않고 빠르면 오는 5일 협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날 조사에서 심 의원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부인했고 40대 보험설계사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하거나 협박을 한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특히 대구경찰은 심 의원을 소환조사한 지 단 2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11시30분께 귀가토록 하면서 단 한차례 조사를 통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려 `국회의원 봐주기 수사`라는 논란을 자처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는 성폭행 신고를 한 여성 보험설계사의 경우 신고와 함께 곧바로 1차 조사에 이어 3차까지 5~6시간 동안 조사를 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였던 것과 피의자 신분인 심 의원은 단 2시간만에 끝내 대조를 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구경찰은 보험설계사의 진술을 토대로 호텔 CCTV 화면을 입수해 심 의원이 체크인하는 장면과 여성이 방문하는 장면 등을 확인하는 등 정황증거가 충분한 상태임에도 단 한차례 조사에서 혐의없음 결론은 성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여성 보험설계사가 지난달 26일 심 의원과 만나 노래방까지 같이 간 이후 스스로 경찰에 찾아와 1차 조사때와 달리 `강제성이 없었다`는 것으로 진술을 번복하고 3차 조사에서 아예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는 등에 대한 신고때와 다른 진술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

여기에 성관계 후 30만원을 가방에 넣었다는 부분에 대한 성매매 여부도 사전에 조율 등을 확인하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금품수수 등 확대 조사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찰이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대구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피해자, 참고인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지만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만 증거가 없었다”며 “30만원 건의 경우 `점심 시간이 임박해 밥값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심 의원의 진술이 있어 성매매로 볼 수 없고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심학봉 의원 성폭행 의혹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와 오해를 풀었다는 심 의원의 주장에 여성계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번 사건 핵심은 현역 국회의원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을 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의원 25명도 이날 “심학봉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며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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