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 기록 실제 유적으로 확인
분청사기 베개 등 희귀 유물도
당시 가마터 구조 단서 제공

▲ 상주박물관이 모동면 상판리에서 발굴 확인한 15세기 전반의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 가마터와 발견된 유물들. /상주박물관 제공

【상주】 상주박물관(관장 전옥연)이 15세기 전반의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 가마터를 발굴하고 있어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상주시 모동면 상판리 일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번 발굴조사는 상주박물관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득해 직접 수행한 최초의 학술발굴조사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상주지역에는 상품(상품)자기소 2개소, 중품(中品)자기소 1개소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어 우수한 품질의 고급자기가 생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문헌상의 기록일 뿐 그 실체에 대한 해명과 접근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상주박물관은 기록에 대한 사실 규명과 자료확보를 위해 지난 5월 20일부터 조사에 착수해 현재까지 발굴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학술발굴조사는 5일까지 진행되며 현장도 공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분청사기 가마 1기와 폐기장 1개소는 확인이 됐다. 가마는 화구부터 연소실, 초벌구이칸까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잘 보존돼 있었다. 초벌구이칸은 연통부와 겸하는 곳에 만들었으며 접시와 대접, 잔탁 등이 중첩돼 있어 당시 가마의 조업상황과 구조파악에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발굴된 유물로는 분청사기 대접과 접시를 비롯해 제기, 잔받침, 고족배 등인데 고급 제작기술에 의한 다양한 기종이 출토됐다. 특히 우리나라 가마터 유적에서는 최초로 분청사기 베개가 출토된 부분은 매우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芭○十三` 이라는 묵서명의 초벌자기편 등 명문자기도 출토되고 있어 향후 출토유물 정리를 통해 옛 상주 자기문화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조사에 학술자문위원으로 참여한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은 “가마의 잔존상태가 매우 양호해 당시 조업상황을 잘 짐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상품자기소의 위상을 볼 수 있었다”며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된 만큼 체계적인 보존 및 정비.활용과 더불어 문화재 지정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전옥연 상주박물관장은 “이번 발굴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세종실록지리지의 상품 자기소에 부합하는 가마터의 실체 확인과 동시에 당시 상주뿐만 아니라 경북 일대의 도자기 문화를 선도하는 최고 수준의 도자기 공인 집단이 이 일대에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면서 “상주박물관에서는 앞으로 상주의 역사와 문화를 드러낼 수 있는 문화재 조사를 비롯해 전시나 학술대회 등을 활발히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술발굴조사는 5일까지 진행되며 현장도 공개할 예정이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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