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획취재
포항 음식물 처리 이대로 좋은가

▲ `UK AD&BIOGAS 2015`전시회가 지난 1일 영국 버밍엄 인터내셔널역 NEC에서 열렸다. 현지 관계자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가스화 사업은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바이오가스 생산이 보편화 돼 있다. 바이오가스화 사업의 핵심인 혐기성 소화는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유기물을 미생물에 의해 분해하는 과정으로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유기물 분해에 관여하며, 최종적으로 메탄가스, 이산화탄소, 질소, 수소, 황화수소 등이 발생한다. 혐기성 소화는 이미 200여년 전에 발견됐다. 산업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부터다. 현재의 상용화된 공정들은 주로 1970년대 이후에 개발된 공정이며, 낙농업과 축산업이 발달된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돼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이 우수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화 따른 환경오염 심각성 깨닫고 新에너지 개발에 열 올려
세계 두번째 규모 바이오가스 박람회에 수백개 업체 참여 열기
英 정부, 바이오발전시설 대상 인센티브 제공 등 전폭적 지원

글 싣는 순서

① 포항시 음폐수 처리 현주소
⑵ 국내 음식물류 바이오가스화 사업실태
③ 해외 사례로 본 개발 대안-영국
④ 해외사례로 본 개발대안-영국
⑤ 해외 기술 이전 10여년
⑥ 포항시 음식물류 처리 정책방향 제언

□영국의 에너지 정책

특히, 영국은 가장 먼저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화를 이루었지만 그 부작용으로 엄청난 환경오염을 불러 일으켰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빠르게 깨달은 영국은 세계 최초의 환경부를 만들어 환경오염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국은 탄소제로도시 건설, 그린혁명발표, 에너지기후변화부 설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계최초로 법으로 규정하고, 2050년까지 1990년의 80%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중 그린혁명은 △2020년 전체 전력생산량의 15%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 △풍력발전으로 국가 전체 전력생산의 1/3을 충당해 최고 기술국 도약 △셋째 바이오 에너지 생산 비율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렇듯 영국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영국 혐기성 소화·바이오가스 박람회

지난 7월 1일 오전 7시 30분(현지시각) 런던 유스턴 기차역에서 버밍엄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약 1시간 30분 만에 버밍엄 인터내셔널 역에 도착했다. 이내 역과 바로 연결된 버밍엄 NEC로 발걸음을 옮겼다.`영국 혐기성소화 및 바이오가스 박람회`(UK AD&BIOGAS 2015)를 관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것이다.

영국 혐기성 소화 바이오가스협회 (ADBA?Anaerobic Digestion and Biogas Association) 주최한 이 박람회는 전 세계 바이오가스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바이오가스협회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바이오가스 전시회다.

ADBA에는 520여개의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혐기성소화 발전·생산업체(69), 혐기성소화 장비 공급업체(154), 컨설턴트(70), 비료제조사, 무역수출업체, 운송업체, 대학연구기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업체(33) 등이 포함 돼 있다. 영국의 바이오가스 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들 회원사들의 제품이 한 곳에 모인 것.

박람회 개장 시각(오전 10시)에 앞서 이미 천여 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등 박람회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영국 바이오가스 산업의 뜨거운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오전 10시 정각, 굳게 닫혔던 박람회장의 문이 열렸고, 현지 관계자들은 일제히 입장했다. 이날 박람회장 내의 부스에는 200여개 업체가 참가,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관련 제품 및 기술을 선보였다.

각 기업들이 내 놓은 제품들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됐다. 첫째 폐기물 매립지에서 자연 생성되는 가스를 수집하는 제품, 둘째 하수슬러지를 처리해 가스를 수집하는 제품, 셋째 농업과 임업부산물, 음식물쓰레기 및 에너지 작물 등을 혐기성 발효시켜 퇴비 및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제품으로 구분됐다.

각 부스에 자리 잡은 참가 업체들은 자신들의 노하우가 담긴 바이오가스 관련 제품과 시설물 홍보에 열을 올렸다. 또한 관련 업계 종사자는 물론 바이어들은 각 부스에 마련된 다양한 제품을 둘러보는가 하면 기술과 관련한 상세한 의견을 나누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바이오가스 기술을 교류하는 만남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박람회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음식물쓰레기, 하수슬러지 등 폐기물을 재처리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기업 부스와 축산 분뇨를 처리해 가스를 생산하는 기업 부스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옥수수 등 곡물을 활용해 비료 및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부스가 곳곳에 설치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각 기업들이 음식물쓰레기는 물론 곡물까지도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영국의 바이오가스 생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재차 확인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여기다 박람회 한켠에는 혐기성소화과 바이오가스 공정 및 기술, 영국 음식물쓰레기 처리 정책, 영국 바이오에너지 실태 등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가 연이어 열렸다. 무궁무진한 바이오에너지 개발에 대한 영국 관련 업계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2시간 동안 박람회를 관람한 뒤, 또 다시 발걸음을 런던으로 돌렸다.

 

▲ `UK AD&BIOGAS 2015`전시회에 전시된 각종 혐기성소화 관련 제품 및 바이오가스 생산 부품들.
▲ `UK AD&BIOGAS 2015`전시회에 전시된 각종 혐기성소화 관련 제품 및 바이오가스 생산 부품들.

□영국 혐기성 소화 산업의 성장

영국 혐기성 소화 바이오가스협회(ADBA)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영국 혐기성소화 산업은 622% 성장했다. 지난 해 100여개의 혐기성소화 공장이 세워지는 등 총 397개의 공장에서 456메가와트 용량과 맞먹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올해 해체된 영국의 원자력 발전소 중의 하나인 Wyfla와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ADBA는 이 같은 발전은 안정된 정부 정책으로부터 이점을 얻은 덕분이며, 향후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기술로서는 약 7TWh(테라와트시·1TWh = 100만 MWh)의 바이오가스를 만들 수 있으며, 최고 80TWh까지 초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수치는 영국 내 가스 수요의 30%이상 초과하는 양과 맞 먹는다. 이 뿐만 아니라 영국은 유럽 내 주요국가들 사이에서 90여개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과 상당한 관로를 확보하는 등 혐기성소화 시설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영국은 혐기성소화 처리를 통한 음식물쓰레기 처리로 매년 런던 절반 이상의 가구에 제공할 수 있는 9TWh에 달하는 천연(Green)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영국 바이오가스 발전 배경

2011년 기준 바이오가스 이용량은 1천764.8ktoe(석유환산톤)이며 독일에 이어 유럽 2위다. 바이오가스 이용의 대부분은 매립지 메탄가스이며, 2011년도 매립가스 이용량은 1천 482.4ktoe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 신규 혐기성소화기가 100여개가 들어서는 등 바이오가스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영국 정부의 바이오가스 생산에 따른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재생에너지 열량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RHI(Renewable Heat Incentives) 제도를 실시했다. RHI제도는 2009년 7월 이후에 건설이 시작된 모든 재생에너지 열생산시설과 200kw 이하의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이 대상이다. 바이오가스로 열을 생산하거나 바이오가스(메탄)을 천연가스 네트워크에 공급하면 7.1페니/kWh의 인센티브를 준다. 2010년 4월에는 2009년 7월 이후 운전을 시작한 5MW 이하의 혐기성 소화기를 RHI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정부가 나서서 민간기업이 음식물쓰레기, 음폐수, 가축분뇨, 하수슬러지, 곡물 등 유기성 폐기물에 대한 혐기성소화 처리를 통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원해 바이오가스 산업을 부흥시키고 있는 셈이다.

※본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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