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면적 2배 가까이 늘어도
열람석 오히려 64석 줄어
디자인 市이미지와 안맞고
도서관 기본 기능도 문제

▲ 오는 11월 개관하는 포은중앙도서관 조감도.

오는 11월 개관을 앞두고 한창 건립공사가 진행 중인 포항시 포은중앙도서관이 조형미에 치중한 나머지 효율성이 떨어지며, 도서관 이용을 장려하는 프로그램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 북구 덕수동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기존 포은도서관의 낡은 시설을 개선하고 미래 도시형 공공 도서관 및 우수한 디자인의 도서관을 건립, 포항의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3년 6월 착공했다.

하지만 기존 포은도서관의 연면적 5천9㎡에 비해 2배에 가까운 9천812㎡(지하 1층, 지상 6층)규모에도 불구하고, 열람석은 764석에서 700석으로 오히려 줄어들어 도서관의 본 기능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구나 중앙이 빈 형태의 건물로 지어져 활용도가 떨어지고 외관도 포항시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시민 김모(44·용흥동)씨는 “도서관은 지역민들이 활용하기에 가장 좋은 건물이어야 하는데 겉멋만 들어 중간이 뻥 뚫려 활용도가 낮다”며 “책을 빌리고 읽고, 공부하는 공간이 기본적인 기능이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 도서관이 디자인의 측면에서 포항시의 이미지와 역사성을 대표하기에는 부적합하며,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의 부족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구자문 교수는 “현대의 도서관이 주민을 위한 복합공간이 되는 추세에서 전통적인 형태를 기대할 경우 아쉬움이 느껴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재 디자인은 포항의 지역성과 대표성이 부족하며 인근 중앙초등학교와 연계하지 못해 활용도가 떨어진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포항시 도서관운영위원인 한동대 도서관 엄기력 부장도 “조형미와 효율성은 서로 대치되는 부분이라 조형미를 중요시하다 보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효율성 문제는 개관 이후 판단할 부분이지만, 무엇보다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건물도 예술작품이라 조형미를 무시할 수는 없고, 또한 현대의 도서관은 순수열람 기능이 축소되고 있어 이를 대체할 다른 부수적인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항시 업무시설과 관계자는 “경북 최대 규모인 만큼 랜드마크이자 예술작품으로 외관디자인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며 “도서관은 독서실처럼 열람기능이 주기능은 아니라 이를 작은도서관으로 분산하는 대신 다목적홀을 190석 마련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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