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층 중심으로 확산
시중 편의점도 물량 풀리면 완판
가정에서 직접 제조할 만큼 인기

▲ 금복주 순한소주 `상콤달콤 순한참`.

`주류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며 새로운 음주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순한소주`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술을 가볍게 즐기는 음주문화가 확산되면서 알코올 도수 14도 이하의 일명 `저도주`를 찾는 시민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이른바 `폭탄주`를 제조하는데도 저도주가 적격이어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로 순한소주의 품귀현상마저 발생중이다. 그래서 가정에서 소주를 직접 제조해 마시는 애주가가 있는가 하면 일부 주점에서는 순한소주를 두고 이벤트를 진행하며 손님몰이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 남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용태(35·가명)씨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유자맛 순한소주`를 만들기 위해 인근 마트에서 담금용 소주와 유자청, 탄산수 등을 구입했다. 그는 인터넷, 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순한소주를 맛보기 위해 여러 주점을 수소문 했지만 번번이 실패, 직접 제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조법을 확인한 후 실행에 옮겨 어렵지 않게 시중에서 판매하는 유자맛 순한소주와 비슷한 술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간단한 조리법만 익히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 편하다”며 “비록 판매하는 소주보다는 맛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가정에서 직접 제조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순한소주는 편의점, 마트는 물론 일반 주점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귀하신 몸`이다.

실제로 최근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한 주점에서 이벤트를 통해 `처음처럼 순하리`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매장이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시중 편의점에서도 일단 물량이 풀리면 바로 완판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체 소주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가 지난 3월말 출시한 유자향 과즙이 함유된 소주 칵테일인 `처음처럼 순하리`는 불과 두달 만에 1천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순하리 열풍에 경쟁사들도 잇따라 순한 소주를 내놓고 있다. 대구 경북의 소주 대명사인 금복주는 유자 향을 첨가해 유자 특유의 상콤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상콤달콤 순한참`을 내놓았다. 무학은 최근 대표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에 과즙을 넣은 좋은데이 블루(블루베리)·레드(석류)·옐로우(유자) 등 3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지역의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최근 순한소주의 열풍으로 주류업체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라 물량이 많지 않다”며 “`허니버터칩`이 그러했듯이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