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엘리엇 중위 유족
어머니 유골 낙동강 뿌려

▲ 6·25전쟁 당시 낙동강전투에서 실종된 미국 참전용사 제임스 엘리엇 중위의 딸 조르자 레이번씨(왼쪽)와 아들 제임스 L 엘리엇씨가 24일 칠곡군 호국의다리에서 어머니의 유골분을 낙동강에 뿌리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에서 실종된 미군 참전용사와 아내가 65년만에 극적인 사후재회를 했다.

대구보훈청은 지난 24일 칠곡군 왜관읍 낙동강 호국의 다리에서 6·25전쟁때 낙동강 전투에서 실종된 미국 육군 중위 출신인 제임스 엘리엇과 아내인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이 65년만에 사후 재회하는 유골을 뿌리는 산골행사를 실시했다.

이날 행사는 이들 부부의 아들인 제임스 L. 엘리엇 씨와 딸 조르자 래 레이번씨가 어머니의 유골을 가져와 성사됐다. 제임스 엘리엇 중위는 29세때 부인과 3살과 2살된 아들과 딸을 두고 지난 1950년 6·25 전쟁에 참전했고 같은해 8월27일께 낙동강 전투시 야간 경계근무를 나간 뒤 실종됐다.

그 후 65년간이나 남편을 그리워하던 부인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씨가 지난 2월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아들과 딸이 어머니를 아버지가 실종된 곳에 모시기 위해 한국으로 오게 됐다. 이날 부모의 산골 행사로 65년만의 사후재회를 이룬 래이번씨는 어머니의 유골을 낙동강에 뿌린 뒤 오빠인 엘리엇 씨와 한동안 부둥켜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딸 조르자 래 래이번씨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어머니는 하루도 아버지를 잊은 적이 없어 유해를 가져와 아버지와 다시 만나게 해 드리는 것이 자식된 도리이며 후손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아들 제임스 L. 엘리엇 씨는 “한국전에 참전한 아버지의 심정을 이제야 알게 됐다”며“진정으로 믿었던 가치를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는 군인 중의 군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미망인 2명과 형제·자매 8명, 손자녀 24명 등을 비롯한 미군 실종장병 26명의 유족 49명 등이 참석해 65년만의 사후재회를 기렸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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