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가야국 김수로왕과 혼인을 했다는 기사가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공주는 배에 많은 예물과 석탑을 싣고 김해로 왔고, 수로왕은 친히 영접해 혼인예식을 올렸다. 그때 그녀가 가져온 석탑은 지금 잘 보존돼 있다. 신라 고승 혜초의 인도여행기`왕오천축국전`의 현장이 베나레스인데, 이 지역이 현 모디 총리의 선거구이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 되리라 했다.

세종대왕은 아마 훈민정음을 연구할 때 인도 남부 타밀지방의 언어도 참고했을 것 같다. 그 곳과 우리말이 똑같이 발음되는 단어가 무려 1천300개나 있는데, 그 중에서 “엄마 아빠”가 대표적이다. 이번에 국빈방문을 한 모디 총리는 서민 출신이다. 인도에서는 역대로 귀족계급이 정치지도자가 됐었는데, 모디 총리가 그 관행을 깬 것이다. 그는 이번에 `세일즈외교`차원에서 한국에 왔고, 옛 인연을 거론하며 `감성외교`로 출발했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중국을 능가한다. 머지 않아 인도는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예측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사회주의적 정치체제가 문제이고, 인도는 아직 잔존하는 카스트제도와 복잡한 종교체계가 문제다. 그래서 `인도란 이런 나라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 힌두교는 모든 신(神)을 다 받아들이므로 가족끼리도 종교가 제각각이고, 현세의 삶에 전혀 관심 없는 계층이 있는가 하면, 첨단과학자들도 많다.

모디 총리는 여당 대표를 바람맞히면서도 대기업 총수들은 열심히 적극적으로 만났다. `사진찍기용`인 정치인과의 만남은 별 의미가 없고, 인도경제를 진흥시킬 방법만 열심히 강구한 모디 총리였다. 포항의 국회의원 박명재 의원과 이강덕 포항시장이 모디총리 일행을 만났다. 사진찍기가 아니라 포스코의 오리싸주 일관제철소 건립을 논의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포스코는 오리싸주와 제철소 건립 MOU를 체결한 지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주민반대와 복잡한 절차때문이다.

박명재 의원은 미하잔 인도 하원의장과 관계부처 장관들에게“포스코 인도제철소 문제가 해결돼야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안심하고 진출할 것”이라고 협조를 부탁했다. 미하잔 하원의장은 “전향적 자세로 조속히 문제가 풀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해공항에서 모디 총리를 만난 이강덕 포항시장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협조를 당부했고,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인도 동북부 오리싸주는 인도 전체 매장량의 20%의 광물이 있고, 뱅골만과 인접한 항만이 잘 발달해 있지만, 인프라가 미흡한데, 포항지역 기업들이 이 인프라사업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으나, 포스코 인도제철소 문제가 표류하고 있으니,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 인도정부의 대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