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음식점 속속 들어서 연인들 즐겨찾아
2018년까지 1.7㎞ 백사장 조성, 자연퇴적도 확인

▲ 송도해수욕장 인근에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속속 들어서는 가운데 사라졌던 백사장까지 생겨나고 있다. 21일 오후 해안도로 건설 당시 월파를 막으려고 설치했던 테트라포드가 늘어난 모래에 잠겨 있다. /이용선기자

한때 동해안의 대표 피서지로 명성을 날리다 백사장 유실로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며 쇠락의 길로 내몰렸던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최근 커피전문점이 대거 들어서고 백사장 복구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송도면이 송도읍으로 승격된 1931년 정식 개장한 송도해수욕장은 피서철인 7~8월에는 해마다 10만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려들며 북한 원산해수욕장과 함께 동해안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포항제철소 건설로 바다가 매립되고 해수면이 점차 높아지면서 최대 100m에 이르던 넓은 백사장은 그 모습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1970년대 말 두차례 불어닥친 해일의 영향으로 백사장의 침식은 더욱 심각해졌다.

1979년 형산강의 갯벌을 끌어다 유실된 백사장 13만㎡를 채웠으나 수십년간 강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던 갯벌은 고약한 악취와 함께 피부병을 유발했고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도 점차 줄어들었다.

관광객이 줄자 주변 상가도 하나둘씩 문을 닫았고 마침내 2007년 해수욕장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영업불가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잠정휴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회생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송도해수욕장이 최근 연인들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며 방문객 숫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 특히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등장은 동해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송도해수욕장이 커피전문점을 창업하려는 업주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포항시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전에 11곳에 불과했던 커피전문점 등 휴게음식점은 21일 현재 20곳에 이르고 있다. 이에 덩달아 일반음식점은 91곳에서 68곳이 늘어난 159곳에 이르고 있어 옛 명성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경기활성화 조짐과 함께 백사장 복원의 조짐도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06년 포항시의 요청으로 진행된 송도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은 오는 2018년까지 국비 380억원이 투입돼 모래유실을 막기 위한 잠제(수중 방파제) 및 모래주머니 등을 설치해 넓이 74만㎡, 길이 1.7㎞ 규모의 백사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강한 파도의 영향으로 도로 유실을 막기 위해 설치된 테트라포드를 중심으로 10여m에 이르는 모래가 자연적으로 퇴적된 사실이 확인돼 인공백사장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현재도 모래가 침식과 퇴적작용을 반복하고 있어 백사장의 폭이 정확히 얼마나 늘었는지 파악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이같은 현상은 백사장 복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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