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 들여 7만본 제거에도
강동 등 일대 고사목 확산
방제단가도 포항 비해 높아

경주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의 효율성이 인근 포항시에 비해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2일 경주 강동면 국당리 인근의 야산에는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말라 죽은 소나무들이 곳곳에 보였다. 말라 죽은 소나무 아래에는 지난해 방제 작업으로 훈증 처리한 일명 소나무 무덤들로 가득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고사목들이 경주 강동면, 안강, 양남일대를 중심으로 여전히 재확산되고 있다. 이는 피해고사목의 방제 작업 당시에는 멀쩡해 보였던 감염 소나무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고사목으로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강동면 일대 재선충병과 관련해 “이 일대에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이 일대의 소나무를 모두 베내고, 새로운 산림을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6일까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고사목 7만 2천399본(3천822ha)을 제거했다는 것. 올해 경주시의 피해고사목 제거 및 방제 예산은 국비 37억4천200만원, 도비 29억5천만원, 시비 17억9천100만원 등 총 52억2천800만원이다. 항공, 지상 방제와 추가 피해고사목 제거를 위해 약 10억원이 남아 있다. 경주시는 피해고사목 7만2천여본을 제거하기 위해 42여억원을 집행한 셈이다. 하지만 경주시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제 작업 본수는 인근 포항시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포항시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실적 및 추진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총 21만8천537본을 제거했다. 4월 23일 기준 포항시가 실시설계한 피해고사목 100%가 제거됐다. 여기다 시는 4만8천92본의 일반고사목을 제거해 현재까지 총 26만6천629본을 제거한 셈이다. 올해 예산은 국비 72억원, 도비 15억원, 시비 37억원 등 총 124억원이다. 이중 여름철 지상 및 항공방제 등을 위해 8억원의 예산을 남겨둔 상황이다. 피해고사목의 방제 방법과 나무 크기, 작업 위치 등에 따른 방제 단가는 차이는 발생하나, 피해고사목 1본에 쓰인 예산을 단순 비교한다면 포항은 4만3천500원, 경주는 5만8천333원이다.

결국 포항시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의 효율성이 경주시보다 앞선다는 얘기다. 한 산림전문가는 “깊고 험한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을 벌인다면 단가 차이는 분명 발생한다. 그러나 포항과 경주에서 발생되고 있는 고사목의 위치는 대부분 비슷하다”며 “1본당 1만원 이상의 단가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시는 정밀 방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고사목이 도로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 경주와 포항의 방제 본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그러나 인근 포항시의 재선충병 방제 방법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태·전준혁기자

    김기태·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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