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으뜸 병원을 가다 (9) 포항한방병원

▲ 포항한방병원 전경
▲ 포항한방병원 전경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원장 최해윤)은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을 결합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진료시스템을 자랑한다. 지난 15년간 포항한방병원은 한·양방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차별화된 진료로 지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한방종합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지역유일 한방부인과 전문의 상주
분업화된 전문재활치료실 운영
탕약 중금속검사도 분기마다 철저

▲ 여성의학과 김동철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여성의학과 김동철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방과목별로 대학교수 전문의가 진료

포항한방병원은 지난 2000년 4월 대구한의대학교 부속병원으로 개원한 이래 한방내과, 침구의학과, 한방재활의학과, 한방여성의학과, 한방신경정신과, 한방소아청소년과, 한방안·이비인후과 등 과목별로 세분화해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방재활의학과는 중풍, 마비, 수술 후 질환 관련 치료에 중점을 두고 추나요법실, 감압치료실, 자가운동요법실, 복합도인운동치료실, 수기치료실, 전기치료실 등을 갖춘 전문재활치료실을 운영한다.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척추골절 등 척추 질환뿐만 아니라 수술 후 재활 관련 전문적인 한방치료를 실시하기 위해서다. 이때 환자의 증상이나 상태에 따라 관절가동범위 및 도수근력을 측정하고 일상생활동작평가로 신경 및 근육의 문제를 평가한 후 맞춤형치료를 진행한다.

대학부속병원으로서 각 학과 교수들에 의한 보다 체계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한방여성의학과에서는 포항지역 내 유일한 한방부인과 전문의가 난임클리닉, 산후클리닉, 요실금 및 갱년기클리닉 등을 운영하며 부인과 관련 전문 진료를 실시한다.

예병찬 총무과장은 “진료과별로 구분된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치료의 안정성 확보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환자들의 진정한 힐링(heeling)을 추구한다”며 “환자들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한의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할 수 있도록 협진시스템을 갖춰 통합진료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약제실
▲ 약제실

□한옥구조부터 탕약관리까지 환자 배려

포항한방병원은 현대적인 건물외형과는 달리 진료실과 입원실 등을 포함한 내부구조는 전통 한옥구조로 이뤄져있다. 온돌식으로 된 입원실은 `따뜻한 아랫목`을 좋아하거나 혹은 이와 관련된 추억을 지닌 환자들이 특히 선호한다. 독창적인 한옥양식으로 건물을 지은 덕분에 직원들 역시 온돌 위에서 회의나 모임을 갖는다.

환자들의 안전한 한약복용을 위해 탕약의 중금속 및 잔류농약검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포항한방병원은 식약청이 승인한 전문기관에 의뢰해 매년 분기마다 진료과목별 무작위 표본 첩약을 추출한 후 중금속 및 잔류농약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1첩당 25만원 상당의 검사비용이 들지만 환자들이 안전하고 질 높은 한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부가 우리나라 전통 한옥구조로 돼 있어 정감이 느껴지는 덕분에 환자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료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병원건물 및 시설뿐만 아니라 한약까지 환자와 관련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책임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 방사선실
▲ 방사선실

□취약계층 건강증진활동에도 적극 참여

포항한방병원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환자들을 위한 진료 및 치료뿐만 아니라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 및 무료진료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지역 내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료 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2010년엔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한방무료진료 협약도 맺었다. 2011년 다문화가족 및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의료지원에도 손을 뻗었으며 지난해부터는 지역 내 독거노인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지원 협약을 체결해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최근엔 노인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한방건강강좌와 의료봉사 실시로 지역 내 시민들과 더욱 가까워져 보람을 느낀다”며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건강증진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의료서비스 질 또한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 약제실
“환자들은 내 가족, 식단까지 로컬푸드로”

인터뷰 최해윤 원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약 특유의 향이 나는데.

△한약 냄새가 정말 느껴지나. 정작 나를 포함한 직원들은 익숙해져 한약 냄새를 맡지 못한다. 특별히 약재를 강하게 볶지 않으면 한약 냄새를 맡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반면에 `한약 냄새가 좋다`는 등 환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탕약 조제실을 건물 지하에 설계해 지은 덕분에 한약재 냄새가 내부를 메우는 것이 특징이다.

-건물 한옥구조에 맞춰 직원들도 계량한복을 입고 있다. 어떤 방침인가.

△초기엔 직원 복장과 관련해 한복 착용을 방침으로 정했었지만 지금은 부서별로 자율적 권한을 줬는데도 다들 자발적으로 입고 있다. 환자는 물론 직원들조차 한복 복장이 병원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옷맵시도 훨씬 보기 좋다는 반응이다. 단점은 한 가지, 한복이 너무 편안하다보니 `배가 나온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웃음)

-지역의 수많은 한의원들 중에서 한방병원만의 경쟁력은.

△최근 의료시장은 세계와 우리나라, 수도권, 지방 등 그 범위에 상관없이 `이것이 맞는 건가`라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하기도 전에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내 것`만 고집해서는 의료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메시지도 함께 던지고 있다. 한방 분야도 마찬가지다. 지역 내 한의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우리 병원만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동시에 한·양방 통합진료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우리 병원이 비교적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보다 넓은 범위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환자들을 위한 의료서비스 개선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무조건 유행을 따라 현대의학방식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우리 병원만의 경쟁력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한방병원이 추구하는 현대의학과의 융합의 의미는.

△환자를 진료하고 진단을 내려 치료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필요 시 한·양방의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이 때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진료 및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환자에게 반드시 수술을 권하는 게 아니라 내 부모라면 또는 아들, 딸이라면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신중히 고민하는 것이다. 수술 후 효과를 고려해 한·양방을 적용하고 불필요한 수술은 과감히 생략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를 높인다.

-진료비가 비싸다는 지적도 있는데.

△한방병원 진료비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결과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보장해주는 항목이 적다보니 그렇다. 한방병원에서 한·양방 모두 진료 받을 경우 둘 중 한 분야는 비보험으로 적용된다. 한의원보다 의료서비스 질적인 측면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한다면 진료비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로컬푸드를 사용한 병원식(食)이 인기다.

△미국에서 1년간 교환교수로 일하며 `푸드마일리지`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이를 병원식(食)에도 적용해 신선한 로컬푸드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MSG 등 화학조미료 역시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는 입맛에 맞지 않다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환자들을 내 가족이라고 여긴다면 당연히 좋은 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한방병원으로서 향후 비전은.

△병원규모를 비롯한 의료장비, 의료진 등과 관련해 무조건적으로 현대의학방식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우리 병원만의 주체성을 지니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규모가 비교적 작은 병원이나 종합병원과는 차별화할 수 있도록 환자들을 위한 힐링 분위기 조성에 초점을 맞춰 목표와 비전을 세워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환자들이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하다`고 말하는 우리 병원의 가장 큰 장점을 최대한 살려 심신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병원이 되겠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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