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現회장 의전 마찰로 행사때마다 골머리
수석부회장·사무국장·부회장단 동반 사의표명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포항시생활체육협의회(이하 생체협)가 최근 심각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박 전 시장이 생체협 회장직을 계속 수행함에 따라 각종 체육행사장에서 집행부 임원들 간에 상당한 마찰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 이강덕 시장과 이병석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행사장에 박 전 시장이 참석할 경우 의전문제를 놓고 생체협, 시체육회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생체협 김모 수석부회장과 황모 사무국장이 최근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동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생체협 부회장단 등 가맹단체 집행부 인사들까지 이에 동참할 뜻을 내비쳐 내홍(內訌)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시끄러운 내부 잡음에도 불구하고 박 전 시장은 올 연말까지 앞으로 8개월 동안 계속 회장직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향후 생체협 행사가 졸속 운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 답답한 것은 생체협과 시 체육회, 시 체육지원과 간부들. 심지어는 현 이 시장과 박 전 시장이 함께 참석하는 행사장에는 의전문제 때문에 이들 간부들이 아예 불참하는 기피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더욱이 이병석 의원이 동반 참석하는 행사장에는 묘한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병석 의원과 절친인 생체협 김모 수석부회장은 현 회장인 박 전 시장을 챙기자니 친구인 이 의원이 신경쓰이고, 그렇다고 친구를 챙기자니 현 회장인 박 전 시장에게 눈치가 보이는 것이다.

서로 얼굴을 마주치게 될 경우 껄끄러운 관계도 그렇지만 내빈소개와 인사말, 축사 등을 놓고 누굴 먼저 배정하느냐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당연히 현 이 시장이 먼저 배정돼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현 생체협 회장인 박 전 시장을 완전히 배제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생체협 행사가 열릴 때마다 시 체육회와 생체협 관계자들이 양쪽의 눈치를 살피느라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많은 체육인들은 박 전 시장이 시장 재직시에는 선출직인 생체협 회장까지 맡은 것은 당연하겠지만 어수선한 현 상황에서는 생체협 수장 자리를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야만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승호 전 시장은 “임기가 올 연말까지인데 굳이 이 시점에서 물러날 이유가 있느냐”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회장직을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현 이병석 의원과 이강덕 시장, 박승호 전 시장 진영의 마찰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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