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해 벗어나 어장 싹쓸이
대게 조업해역 피해 속출
자망 어선 어구까지 훼손
영세어민, 대책마련 촉구

▲ 지난달 21일 감포 선적 저인망 어선이 연안조업구역을 침범해 다른 어선의 어망을 훼손하는 모습. 인근에서 조업하던 축산자망협회 A씨가 스마트폰으로 촬영 후 포항해양경비안전서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근해어업을 해야 하는 기선저인망 어선들이 연안 대게 주조업지까지 조업을 확대하며 마구잡이식 어로행위로 영세어민들의 어망 손괴는 물론 대게 등 수산자원을 싹쓸이하자 경북북부지역자망협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21일 감포 선적 저인망어선 1척이 대게잡이 주조업지인 영덕군 축산항 동방 7마일 해상에서 조업을 위해 대게잡이 투망 조업구역을 침범해 인망작업을 했다.

당시 이 배가 고의적으로 다른 어선이 설치한 대게 어망을 손괴하자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축산자망협회 소속 A씨가 목격하게 됐다.

A씨는 당시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 후 포항해양경비안전서 축산해양경비안전센터에 증거물로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사건이 발생하자 심각성을 느낀 영덕군 관내 자망협회 소속 어민들은 최근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어민들은 수십년 동안 대게자망 조업 해역에서 저인망조업으로 인한 어구 손괴가 매년 3억원 이상에 이르는 등 막대한 재산피해를 보고 있다고 성토했다.

어민들은 하지만 명백한 증거자료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심각성이 확인된 만큼 기선저인망 어선들에 대한 피해보상 및 어구 손실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인근 울진군 후포자망 어업인들과 연대해 집단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김규원 경북자망협회 회장은 “울진군 후포 및 영덕군 강구의 대게자망 어업인들이 연대해 대게 조업철마다 조업지에서 어구 피해가 잇따라 왔다”면서 “가해자의 철저한 처벌과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탄원서를 관련 기관에 제출하고 대대적인 집회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도청과 포항 소재 동해구기선저인망수협을 방문해 기선저인망 조업구역 설정을 요구하고 어구 피해 회복 및 재발 방지를 촉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재일 동해구수협 조합장은 지난달 28일 축산안전센터를 방문해 대게자망 어구 손괴와 관련한 대표자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사건의 해결에 앞장서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감포지역 저인망 어선 선주, 선장 및 동해지역 저인망 어선 39척에 대해 어구 손괴에 대한 철저한 예방교육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북 북부지역 자망해역의 영세어민들은 어획고 부족과 어구 손실의 이중고에다 단속돼도 벌금에 부담을 받지 않는 외부의 기선저인망 어선들의 불법 어로, 시늉 뿐인 보호·단속에만 매달리는 관계당국의 사이에서 깊은 시름만 늘어가고 있다.

영덕 /이동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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