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더불어사는 사람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야자수·원시인 등 그려줘

▲ `더불어사는사람들` 봉사단체 회원들은 지난 11, 12일 이틀간 포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벽화작업을 실시했다.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열린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개소식에서 `동행콜`차량만큼이나 시민들의 이목을 끈 것은 입구를 중심으로 벽면에 그려진 대형 그림이었다. 야자수와 원시인, 원숭이 등으로 표현한 정글벽화 속에 담긴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역 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3년 말 지역 내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특별교통수단 30대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이후 조례제정 등 각종 행정절차를 걸쳐 지난해 운영기관인`포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만들어 사무실을 찾던 중 종합운동장에 둥지를 마련하기로 정했다.

교통행정과 이준태 계장은 “30년 이상된 건물이라 시설이 많이 낡아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센터를 방문했을 때 미관상 좋지 않을 것 같았다”며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이라는 점과 `동행콜`의 의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벽화로 건물을 꾸며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행을 향한 손길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이준태 계장은 자원봉사센터 등을 통해 벽화 작업에 참여할 봉사자를 수소문하던 중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이 벽화작업봉사단체인 `더불어사는사람들`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란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흔쾌히 돕겠다`는 20여 명의 회원들이 동행에 동참하자 진행에 속도가 더해졌다. 지난 11~12일 아침최저기온이 6~7℃로 쌀쌀한데다 비까지 내렸지만 짜장면 한 그릇과 온정으로 버티며 붓칠을 더한 결과 정글이 완성됐다. 벽돌 벽면엔 천사 날개를 그려 넣어 포토존까지 마련 했다.

설해식(47·북구 용흥동) 단장은 “`동행콜`의 취지에 맞춰 이동하는데 불편한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꿈을 담아 정글 분위기로 벽화를 꾸몄다”며 “시민들은 물론 장애인들에게 기념할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하고자 `천사의 날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중증지체장애인 김규린씨는 “벽화가 없었을 때에는 사무실 입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건물이 초라하고 남루해 을씨년스러웠다”며 “시작단계인 센터 개소 과정에서 다들 도움을 주는 것을 꺼렸다. 하지만 `더불어사는사람들`이 선뜻 나서 약자인 우리를 위한 이해와 배려, 열정을 발휘해 크게 감동받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센터를 방문한 장애인들 역시 “그림의 정글속으로 맘껏 걸어다니는 모습을 상상을 할때 기분이 좋아진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영기자

    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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