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꺼낸 한국사` 존 레니 쇼트 지음 서해문집 펴냄, 272쪽

역사 이래 국가간의 분쟁은 대부분 영유권 다툼으로 시작된다. 한국과 일본, 일본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간 영유권 분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치밀하게 지도를 제작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지도가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한일간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근거로 지도가 제시된다. 국가간 전쟁을 위해 미리 비밀리에 지도를 제작한다.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기 위해 지도를 제작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일본은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동안 한국의 육지와 바다 지형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수탈해 갔다. 일제때 만들어진 우리나라 연안 해도는 최근까지 연안을 항해하는 우리 선박들이 이용할 정도로 세밀하게 제작됐다. 이렇게 제작된 해도는 일본이 한일어업협정을 할 때 중요한 자료로 활용했다.

이처럼 지도는 중요한 역사 자료인 것이다. 지도를 통해 한반도의 역사를 이야기한 책이 나왔다.

미국의 저명한 지리학자 중 한 명인 존 레니 쇼트가 `지도 밖으로 꺼낸 한국사`를 펴냈다. <서해문집, 272쪽, 1만3천900원> 이 책은 지도라는 특별한 주제를 통해 한국 역사의 흐름을 살피고 있다. 과거 한국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그것이 어떻게 지도에 반영되었는지를 다양한 도판을 활용해 보여 준다.

책은 조선 시대부터 시작되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지도를 통해 일관되게 풀이한다. 동시에 단순히 한국 역사 안에서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서양의 지도와 그 제작법의 역사를 대비시키고, 세계사의 흐름 가운데 한국의 위치가 어디쯤이었는지를 살핌으로써 한국 역사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저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1993년 한국을 방문한 이후 한국 학자들과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한국의 지도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한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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