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 프로젝트`는 양 도시 간의 갈등을 완화시켜주었다. 두 시장이 서로 내왕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세미나를 열어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기회도 가졌다. 강이 예전에는 갈등의 원인이었으나 지금은 협력의 매개체가 됐다. 포항 경주 간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가 강변에 생기고, 강바닥이 준설되어서 황포돗배가 관광객을 싣고 다니는 강이 되는 꿈을 꿀 수도 있다. 훗날 포항과 경주가 통합되어서 인구 70만의 광역도시가 되는 꿈도 있겠고, 그 전단계로 양 도시가 `형제처럼` `새의 두 날개처럼` 협력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축복이다.

최근 양 도시간에 의견일치를 보기 어려운 사항이 하나 생겼다. 태풍 홍수때 안강읍 일대가 형산강의 범람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안강지역 시의원이 강물에 휩쓸려 희생되기도 했다. 경주지역의 홍수피해는 신라시대 적부터 있어온 일이다. 그래서 `유금이 전설`도 생겼고, 원성왕처럼 홍수 때문에 임금자리에 앉기도 했다. `경주지역의 홍수`는 그 원인이 `형산과 제산 사이의 강폭이 좁은 탓`이었다. 정부는 이 문제를 놓고 고심해왔는데, 최근 결단을 내려 제산쪽 팔달교 부분을 확장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지금의 강폭이 120m인데 이것을 50m 더 늘리면 물이 원활하게 빠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대책에 대해 형산강 하구 쪽 포항시민들은 반대의견이다. 유속이 빨라지면 포항시 상대·효자·유강 지역이 침수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998년 태풍 `에니`때 7번국도가 범람했었는데, 유속이 빨라지면 피해규모가 더 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포항쪽에 변화가 없다`고 한다. 전문가의 진단이니 믿어야 하겠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미심쩍을 수밖에 없다.

최선의 대책은 형산강 하구에 대한 준설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일이다. 하상(河床)이 낮아지면 강물이 범람할 리 없다. 또 준설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 강바닥의 모래를 건축용 자재로 사용할 수 있으니 여기에 막대한 시 수입이 생긴다. 또 강 깊이가 깊어지면 각종 수상스포츠 경기를 열 장소가 생긴다. 울산 태화강의 준설이 그것을 가능케한 사례이다. 포항 형산강 하구도 2010년 일부 준설이 되어서 “사라졌던 은어가 돌아왔다”며 반겼지만 그것은 `신형산대교에서 송도방파제 사이`의 퇴적 오니 등 오염원 청소 차원의 부분 준설이었다.

오염된 하상 퇴적토를 준설하면 하천바닥을 청소하는 효과와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을 제거해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철에 침수피해를 방지한다. 형산강 하구를 준설하면 영일만과 연결해서 수상 스포츠 명소가 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국토부, 환경부, 포항시, 경주시가 긴밀히 협의해서 이 일을 풀어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