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포항역 문제점 긴급진단
(상) 고속철시대, 주차장은 걸음마 수준
요금소 한 곳뿐, 혼잡 극심
무인정산기는 `점검중` 방치
해결책은커녕 책임 회피만

▲ 지난 11일 오후 포항역 주차장 출구에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 있는 모습

지난 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 KTX 포항역에 수만여명의 승객들이 몰리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첫 주말 이틀 동안만 무려 1만여명에 육박하는 승객들이 이용하는 등 포항을 비롯 영덕, 울진 등 동해안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하지만 개통 1주일 만에 곳곳에서 개선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통이후 드러난 문제점을 3차례에 걸쳐 긴급 진단 해 본다.

“30분이면 대구에 벌써 도착할 시간인데…”

포항역 주차장 요금소가 한 곳 뿐이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KTX 개통으로 철도는 고속시대를 맞았지만 역 주차장 시설은 이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는 것. 역 앞에서 수십여 분에 이르는 정체가 반복되기 일쑤였고, 주말이면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주말인 지난 11일 오후 6시께. 포항역은 조금 전에 도착한 열차로 역을 빠져나오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KTX열차에서 하차해 곧장 자신이 주차한 차량으로 분주한 발걸음을 옮겼지만 주차장은 10여 분 이상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단 한 곳 뿐인 주차장 요금소에 한꺼번에 차량이 쏟아져 정산대기행렬이 길게 이어지면서 빚어진 일. 실제로 이날 주차장 요금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한 차량이 출구를 빠져 나오는 데 20~3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주차장 이용객 안모(47·남구 대송면)씨는 “서울에서 포항까지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했다. 그런데 포항역 주차장을 빠져나오기 위해 10여m를 이동하는데 20분이나 걸렸다”며 “역사 규모에 비해 주차장도 작고, 출구를 한 곳만 만든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객 성모(39)씨도 “역사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 데 KTX로 포항에서 대구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 걸려서야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 포항역 입구에 설치된 무인정산기. 점검 중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다 이용방법도 몰라 방치되고 있다.
▲ 포항역 입구에 설치된 무인정산기. 점검 중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다 이용방법도 몰라 방치되고 있다.

여기다 주차장 이용객의 불편 해소에 도움을 줄 주차장 무인요금 정산기가 제 구실을 못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역은 해결책을 마련은 커녕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포항역 관계자는 “주차장의 경우 설계와 시공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담당, 운영은 코레일네트웍스가 맡아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 업무는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관계자는 “출구가 한 곳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무인정산기의 홍보가 덜된 것이 문제인 것 같다”며 “주차권을 미리 정산하는 곳이 어딘지, 실제 운영되는지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코레일 네트웍스 관계자도 “주차장 출구문제와 무인정산기의 점검 여부는 좀 더 확인을 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김기태·전준혁기자

    김기태·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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