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지 송아지 사체 이어
폐수·오물 방치 `수두룩`
조치 요구해도 당국 무관심

▲ 형산강 본류 옆 강변에 소각된 쓰레기 더미 위에 또 다시 폐 건축자재 등이 투기된 채 방치돼 있는 현장.

제7차 세계물포럼(7th World Water Forum) 개막을 나흘 앞두고 있는 가운데 포항과 경주의 젖줄인 형산강의 수질 환경 오염 실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경북이 과연 물포럼 행사를 개최할 자격이 있는가를 반문하는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3일 경북의 한 환경단체는 울주군 봉계리~중리천 구간에서 형산강 본류 탐사를 하던 도중 어이 없는 수질환경오염 현장을 확인했다.

경주시 율동 도초마을 앞 형산강변에 연탄재와 폐천막 등 농자재<본지 6일자 12면 보도>들이 방치돼 있었던 것. 특히 이 현장은 이미 지난 2월 6일 탐사에서 발견돼 회원들이 경주시에 신고했지만 24일 확인 결과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회원들은 이날 오전 울주군 쪽 형산강의 발원지인 두서면 백운산 아래 봉계불고기단지 앞 복안천에서 불법매립된 송아지 사체를 발견한 터라 충격이 더 컸다.

단체 회장인 김모(55·포항)씨는 “이미 최초 발견 당시 경주시에 각종 오염물을 수거하고 주민 홍보용 팻말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당국의 무관심과 무능에 어이가 없다”면서 “주 행사장인 보문단지 코 앞에서 형산강이 오염되는 현장을 방치해놓고 외국의 전문가들에게 물관리 정책을 과연 떳떳하게 홍보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형산강 오염 현장은 이곳만이 아니다. 지류인 신당천 옆에 위치해 형산강 오염의 고질적 원인으로 지목돼온 희망농원의 축산폐수도 방류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27일 현장 확인 결과, 노천정화조에서는 1~2일전 우수관로를 통해 형산강에 축산분뇨가 그대로 유입된 흔적이 버젓이 드러났다.

 

▲ 경주 희망농원의 축산폐수 정화조와 에코물센터를 연결하는 관로 입구 거름망이 쓰레기로 가득찬 모습.
▲ 경주 희망농원의 축산폐수 정화조와 에코물센터를 연결하는 관로 입구 거름망이 쓰레기로 가득찬 모습.

그나마 정화를 위해 경주시의 에코물센터에 유입되도록 설치한 관로 입구의 거름망은 온갖 분뇨찌꺼기와 스티로폼으로 막히기 직전이어서 농원과 시의 무책임한 관리 실태를 보여줬다.

이밖에 상습 환경오염 현장인 안강읍 청령리와 모아2리 마을 앞 형산강변 낚시터에도 불법 대형 움막과 불법 농작물 경작행위가 여전하다. 천북산업단지에 설치된 폐수 방류구도 최근 잇따른 신고 이후 정비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악취와 탁도가 심해 환경단체들이 수질 기준 초과를 의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5일에도 양동민속마을 앞 기계천변에는 불법 텃밭 경작자의 축산분뇨와 대량투기된 폐 쪽파 더미, 민속마을 초가지붕 개량 후 폐기된 짚 등 지붕재들이 나뒹구는 현장이 신고되기도 했다.

경북환경시민연대는 “형산강 하류에 위치한 포항시가 복류수를 채취해 식수로 이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행정당국의 물 관리 정책은 비정상의 본보기”라며 “이번 대회의 핵심 구호를 어떻게 `실천`으로 정했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