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더 이상 지역 간 거리는 서로를 가르는 소통의 장애가 될 수 없다”

3월 31일 KTX 포항 개통식에서 이완구 총리의 말이다.

그는 덧붙여 “전국 고속철도망 구축을 계기로 지역과 지역을 떠나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는 하나의 한국을 강조했다고 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KTX 포항 시대가 드디어 열렸다. 한국 산업발전의 상징인 포항은 사실상 교통의 오지였다. 그러한 오지가 그동안 여러 단계를 거쳐 서울과의 거리가 단축되어 왔다.

항공편을 예외로 한다면, 하루 종일 걸렸던 완행버스에서 5시간 내외의 고속버스, 그리고 새마을호 포항 입성. KTX의 동대구와 신경주역 정차로 단계적으로 시간이 단축되어 왔다. 시간의 단계적 단축에도 불구하고 서울-포항이 불편했던 건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여전히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과 포항에 직통 고속철도가 설치되었다는 것은 아마도 60년대 포스코가 포항에 세워진 것만큼 메카톤급의 지역발전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포항권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관광 등 모든 분야에서 큰 변화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KTX 개통 구간은 부산에서 울산과 포항을 거쳐 영덕, 삼척까지 연결하는 동해선 철도사업 일부이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이어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이므로, KTX 개통은 포항뿐만 아니라 동해안 일대의 획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 이런 질문도 해본다. KTX 포항시대의 개통이 가져올 부정적인 면은 없을까? `빨대효과(Straw Effect)`에 의한 의료, 관광, 쇼핑 등에서 역외 유출로 인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빨대효과를 불식하고 진정한 KTX 포항시대가 포항 및 동해안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도시 인프라의 구축, 관광자원의 개발, 창조경제와의 연계를 주문해 보고 싶다.

도시 인프라의 구축은 지역에 대한 인재의 흡입과 연결될 수 있다. 세계 정보산업의 본산이라는 실리콘 밸리는 그 지역의 유명대학 인재는 물론 전세계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도시 인프라와 통신망이 인재를 유치하는데 다른 어떤 지역에 비하여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포항지역이 매력적인 도시로 인재를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도시 인프라가 매력적으로 확충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주거환경, 문화환경, 교육환경 등이 포함된다.

또한 관광자원의 개발에서는 옛것을 회복하고 보존하는 관광자원 건설을 주문하고 싶다. 관광자원이라고 하면 대부분 사찰과 같은 종교관련 건물이나 취타대 같은 옛 예술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들에서 볼 수 있는 옛 건물들을 회복하여 집단화하는 것이 타 도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관광자원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2년전 옛 동독의 드레스덴에 머물면서 유럽의 도시들은 옛 건물 및 옛 모습을 복원하여 엄청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그 도시들의 자부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와 관련한 테마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 및 지역개발이 필요하다. 창조경제와 관련하여서 신항만, 한동대, KTX 역세권을 묶는 국제교육과 경제자유지역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지역에는 제주도와 같이 세계 유명대학들을 유치하고 해외어학연수 및 유학수요를 포항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벤쳐기업, 창업교육과 연구와 교육을 방사광 가속기, 엔지니어링 대학원, 창의 IT프로그램이 있는 포스텍과 테크노 파크를 중심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창의력을 가진 졸업생들이 포항에 그 아이디어를 펼치는 모티브를 줄 수가 있다. KTX 포항시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