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왕립의 연구중심 의과대학으로, 1810년에 설립됐다. 이 대학 의학교수 50명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수상한다. 그런 힘을 가진 의과대학이므로 많은 생명과학자들이 이 연구소와 연결고리를 맺기 희망한다. 이 연구소는 학부생 6천200명, 대학원생 2천300명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유럽 최대의 의과대학이다.

올해 1월 초 경북도와 포스텍은 대사질환공동연구센터 주관으로 `제2회 포스텍·카롤린스카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양 대학 간 대사질환분야 연구는 2009년부터 시작됐고, 공동연구를 통해 1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지난해 6월에는 스웨덴의 한 바이오 기업과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세계적 수준의 생명과학 국제공동연구기반을 마련해 기업 유치, 벤처기업 육성, 기술의 사업화 등 생명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꿈을 키우고 있다.

도내에는 지금 방사광가속기·양성자가속기·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단 등 생명산업 연구기반을 잘 갖추고 있으며, 오는 9월에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완공될 예정이다. 4세대 가속기는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는 세계 3번째 보유국이 됐다. 4세대는 3세대보다 100억배 밝은 광원을 갖고 펄스폭이 1천배 짧은데, 이를 이용하면 신약 개발에 획기적 도움이 되고, 신물질·신소재 분석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뿐 아니라 IT·반도체 소재산업과 의료분야 등 다양한 산업발전에 기여한다. 4세대는 9월께에 완공되면 3개월 간의 시운전을 거쳐 올 12월에는 사업완료가 가능할 것이다.

포항시는 27일 국회의원과 도의원 초청 정책간담회를 열었는데, 종합토론 과정에서 박명재 국회의원이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유치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교수들의 연구에 왜 시비(市費)를 들이나, 고용창출효과가 미미하지 않은가,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보도이다. 그리고 이병석 국회의원과 방진길 시의원도 이에 동조했다고 한다. 연구소의 생태를 알만한 분들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의아할 뿐이다.

연구소란 전문가집단이 하는 일이어서 제조업 생산공장 같은 그런 고용효과는 아예 없는 것이고, 연구결과도 곧장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답답한 면도 있다. 그러나 “천재 한 명이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란 말이 과학연구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약품 하나만 잘 개발해도 대박이 나는 곳이 생명과학연구소이다. 창조경제를 표방하는 포항시가 이런 연구에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과실을 포항시가 거둘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과학기술연구소들은 아무 곳에나 함부로 분원을 설치하지 않는다. 포항의 연구인프라가 `동반자로서의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성원을 보낼 일이지 시비를 걸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