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KTX 시승 르포
고래·파도·철강도시 상징 포항역사 감탄 절로
소음 없이 시속 300㎞… 동대구까지 33분만에

▲ 서울~포항 KTX노선의 정식개통을 일주일여 앞둔 26일 오후 포항과 영덕, 울진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포항역~동대구역 왕복구간의 노선검증행사가 열렸다. 신형KTX에 탑승한 포항시 여성단체 회원과 김기춘 포항역장이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역 한 번 멋들어지게 지었네!”

26일 오후 1시. 포항~동대구 간 KTX 직결선 시승식이 열린 이날 포항역을 찾은 손님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쏟아냈다. 고래의 역동성과 파도, 철강도시를 상징한 모습의 포항역사는 시승객들에게 웅장한 첫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따뜻한 봄 햇살을 뒤로하고 역사 안을 거쳐 플랫폼으로 다가서자 신형 KTX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도록 나쁜 기운을 막는 것을 상징하는 `팥죽색`을 적용, 기존 푸른색의 KTX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실내도 편안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이 밝힌 좌석 간의 간격이 KTX 대비 75㎜, KTX산천 대비 57㎜ 가 더 넓어졌다는 부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 모든 좌석마다 콘센트가 제공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휴대용 전자제품을 배터리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오후 1시 23분. “이 열차는 포항을 출발해 동대구역으로 향하는 KTX입니다”라는 안내방송과 함께 KTX 열차가 포항역을 조용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소음과 흔들림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비교적 천천히 달리던 열차는 신설 구간인 포항연결선을 지나 모량신호점에 도달한 뒤 경부고속철도 본궤도에 오르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1개의 터널을 지나며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최고 시속인 300㎞/h까지 달리던 열차는 오후 1시 56분에 동대구역까지 82.5㎞의 거리를 33분 만에 주파했다. 승용차로 흥해에서 동대구역까지 갈 경우 1시간 이상 걸린다는 걸 생각하면 KTX개통으로 체감거리가 획기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동대구역~포항역 간 소요시간은 35분, 서울역~포항역 간은 2시간 15분대다. 기존 새마을호가 각각 1시간 20분과 5시간 20분 걸리는 것과 비교해도 크게 시간이 단축된 것.

김기춘 포항역장은 “KTX 포항역의 개통으로 포항시민들의 접근성이 향상되고 시간단축 효과도 크다”며 “동해안 지역이 고속철도 수혜지역으로 편입되면서 관광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승식에 참여한 이희진 영덕군수도 “포항까지 KTX 개통으로 영덕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며 “영덕 방면 시외버스도 하루 왕복 8차례 경유 만큼 영덕의 홍보전략을 새로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서울 간 KTX는 주중 16회, 금요일 18회, 주말 20회 운영하며, 운임은 5만2천600원(일반실), 포항~동대구는 1만900원이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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