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호텔 수익 내기 어려워
마트 입점 부대사업 못하면
시행사 거액 투자금 날릴판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이 무기한 사업 철회를 결정한 가운데 호텔과 대형마트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관련 기사 5면> 많은 포항시민들은 “호텔만 개관하면 되는데 왜 마트가 입점하지 않는다고 해서 호텔 문을 닫아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결론부터 언급하면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은 롯데마트가 입점하지 않으면 문을 열 수 없다. 이유는 두호복합상가호텔 건물이 채권단인 시중 은행 5곳에 담보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사업 시행사인 STS개발㈜는 은행 5곳에서 약 1천억원을 대출받아 영일대해수욕장을 바라보는 현재 부지에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이 1천억원의 대출을 갚기 위해서는 롯데쇼핑의 신용과 보증으로 다시 800억원의 임대 대출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들어설 건물을 비워두고 영업을 하지 않으면 근저당을 잡아주지 않게 된다.

다음달부터 STS개발㈜는 신용등급A의 롯데쇼핑㈜이 영업을 한다는 조건으로 800억원을,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영업에 대한 조건으로 200억원을 재대출을 받아 월 200억원의 대출금을 5개월 동안 갚아나가야 한다.

즉, 롯데마트가 입점하지 않으면 STS개발㈜는 매달 200억원을 갚지 못하게 되며, 담보로 잡힌 건물에서는 호텔을 비롯한 모든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또 이런 상황에서는 이미 수십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개관 준비 중인 호텔은 영업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미 투입한 자금마저 회수하지 못할 위험에 처해 버렸다.

하지만 호텔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STS개발㈜는 호텔이 많은 이익을 남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마트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벌어들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TS개발㈜는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측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위탁경영 방식의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 명동의 비즈니스급 호텔의 경우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으로 인해 평균 90% 이상의 객실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방 호텔은 50%에 그친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의 경우 현재 스탠다드 객실 140곳과 스위트 객실 20곳 등에 대한 점유율은 연평균 최대 65% 이상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두호복합상가호텔은 호텔 운영 시 손해가 되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저층부에 상가 자리를 마련했지만 임대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호텔 수익만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여 STS개발㈜가 마트와 호텔을 한 곳에 자리잡게 한 것.

STS개발㈜ 관계자는 “현재 호텔의 상황을 요약하면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가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은 담보로 잡혔고 전세금까지 돌려받지 못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호텔을 운영하면 많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서울지역의 4대 호텔 및 임대가 아닌 자신의 건물에서 운영할 경우와 면세점을 가진 호텔 등을 제외하면 적정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마트에서 수익을 내 호텔에게 되갚아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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