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시범운영 장애인콜택시 동행취재

▲ 장애인콜택시 `동행콜`이 포항에서 첫 시범운행에 들어간 23일 오전 지체장애1급 김규린(32·여)씨가 북구 장성동의 자택인 한 아파트에서 하차하고 있다.
23일 오전 9시10분 남구 포항종합운동장에는 낯선 외형의 SUV 차량이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내 이곳에 위치한 포항시시설관리공단 내에서 전동스쿠터를 타거나 목발을 짚은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나타나 차량 트렁크 쪽으로 다가갔다. 트렁크 안은 일반적인 밴 차량과는 달리 의자 대신 낯선 스테인리스 봉과 리프트 등이 보였다.

미끄럼틀 모양의 슬로프형 리프트가 나타나 차량과 바닥을 이어줬고, 전동스쿠터와 휠체어에 탄 장애인들은 차량 안으로 옮겨졌다.

포항에 처음 등장한 이 차량은 바로 중증장애인들의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다.

시범행사에 이어 출발한 차량은 운동장을 떠나 지체장애1급 김규린(32·여·포항시 북구)씨를 태우고 도로로 나섰다. 그런데 장애인콜택시는 일반 택시와는 달랐다. 주행속도가 아주 느린 것. 콜택시 기사 김평준(48·여)씨에게 이유를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김씨는 “직접 뒷자리에 휠체어를 타고 탑승해 봤는데 커브길이나 속도방지턱 지점에서 심하게 흔들려 평균보다 10㎞ 느린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북구인 영일대해수욕장을 향해 갈 때쯤 또다시 의문이 들었다. 택시비가 아주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 것. 이어진 질문에 김씨는 “일반 택시에 비해 요금이 ㎞당 3분의 1에 불과하고 멈춰있을 때도 부과되지 않는다”며 “기본요금도 5㎞당 1천100원이며 추가요금은 500m당 100원이 올라가 아무리 먼 거리여도 포항시내라면 한도가 5천원으로 정해져 있다”고 했다.

평소 자유로운 외출을 꿈꿨던 장애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기대와 실망이 교차됐다. 수년 동안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왔지만 겨우 4대에 불과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포항시의 1~2급 장애인은 6천18명에 달하지만 발이 될 장애인콜택시는 4대이다.

김규린씨는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포항시의 장애인택시 법정 대수는 30대인데 여전히 26대가 모자라며 이용 대기시간도 30분에 불과해 간단한 은행일 정도 외에는 이용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시설공단은 그간의 노력과 함께 고충에 대해 이해를 당부했다. 김완용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올해 말까지 7대에 이어 2016년 말까지 15대를 더 마련해 법정대수를 채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특별교통수단 `동행콜`(대표전화 1800-9300)은 오는 4월 19일까지 시범 운행에이어 미비점을 보완해 장애인의 날인 20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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