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외 할인가 손실보전
매년 수천만원 예산 투입
재정자립도 열악 상황서
자금유출 방지 명분 무색

김천시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체 제작한 `김천사랑상품권`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김천시는 지난 2007년 2월부터 이 상품권을 총 14차에 걸쳐 151억6천만원어치, 161만매를 발행했다.

이 상품권은 시가 한국조폐공사와 계약해 매년 20~30억원 어치를 발행하고 있다. 1매 제작비는 100원으로, 김천시는 1억6천1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한 것이다.

또 시는 농협 등이 액면가 기준 3%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한 3% 손실액도 보전해 왔다. 매년 20억원의 상품권이 할인 가격에 판매된다고 가정하면 6천만원의 예산을 보전금으로 지급해 온 것이다.

매년 수천만원의 예산을 김천사랑상품권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사용한 셈.

이에 따라 경북도는 그동안 예산 낭비를 이유로 시에 중소기업청의`온누리상품권`으로 전환할 것을 수차례 촉구해 왔다. 하지만 김천시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를 위해 이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시의 재정이 이를 감당할 만큼 좋은 건 아니다. 김천시의 2015년도 당초예산 기준 재정자립도는 12.3%이다. 경북 23개 시·군 평균 재정자립도 24.3%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으며, 경북 10개 시 중에서는 8위로 재정자립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재정자립도가 20%를 넘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경북대학교 장흥섭 경영학과 교수는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상품권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긴 하나 인구가 13만여명의 소도시에서 전통시장에서만 사용 가능한 상품권을 제작하는 것은 제작비용에 비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전통시장 뿐만아니라 골목 상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는데, 지역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조언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상품권의 남은 잔액 7억6천만원을 소진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온누리상품권으로 대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천/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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