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생체협 “행사 때 의전문제 곤혹”
체육인들 “체육발전 위해 자진 퇴진해야”
당사자 “올 연말까지 잔여임기 채울 것”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포항시생활체육협의회(이하 생체협) 회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 체육계 안팎의 시선이 따갑다.

박 전 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자연적으로 시 체육회장직은 상실했지만 생체협 회장직은 아직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의전문제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은 1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임기인 올 연말까지 앞으로 10개월 동안 생체협 회장직을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밝혀 시 체육회와 생체협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생체협의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 현 이강덕 시장이 당연히 참석해야 하겠지만 현 회장인 박 전 시장도 함께 참석하게 될 경우 의전 문제를 놓고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 행사장에서 서로 마주치게 될 경우 껄끄러운 관계도 그렇지만 누가 먼저 인사말을 하느냐의 배정 여부를 놓고 시 체육지원과와 생체협 관계자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당연히 현 이 시장이 먼저 배정돼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현 생체협 회장인 박 전 시장을 완전히 배제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생체협 행사가 열릴 때마다 시 체육회와 생체협 관계자들이 양쪽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많은 체육인들은 박 전 시장 자신이 시장 재직시에는 당연직인 시 체육회장과 선출직인 생체협 회장까지 동시에 맡았지만 시장이 아닌 현재 상황에서는 생체협 회장 자리를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의 한 체육계 원로는 “박 전 시장이 재직시절 자신이 직접 생체협 회장자리를 거의 빼앗다시피 가져가 놓고서는 이제와서 내놓지 않는 이유가 뭔가”라며 “시장자리에서 물러나면 자연스럽게 생체협 회장직도 내놓는게 순리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임기가 아직 10개월이나 남아 있는데 굳이 물러날 필요가 있느냐”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회장직을 그대로 이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포항시 체육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체육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결국 박 전 시장이 자진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현 시장측이나 체육회에서도 퇴임을 종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

포항시 황병기 체육지원과장은 “생체협 행사 때마다 겁이 덜컥난다”며 “현 시장과 전 시장의 의전문제가 가장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포항지역 국회의원 출마가 유력한 박 전 시장 캠프측과 현 이강덕 시장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시 체육회, 생체협 관계자들의 마찰이 갈수록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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